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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늘었지만..." 철근 누락 악재에 대형 건설사, 3Q 실적 성장세 둔화

기사입력 : 2023년09월05일 15:50

최종수정 : 2023년09월05일 17:32

부실시공 확산에 보수·보강공사 및 안전관리 강화
원자잿값 부담에 공사 지연까지...원가율 100% 육박
건설사, 민간 아파트 무량판 조사결과 '예의주시'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악재를 맞은 건설업계가 올해 3분기 전년동기 대비 주춤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의 붕괴사고가 발생한 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공사에서 부실공사가 드러나면서 건설사의 공사비, 안전 관리비 등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치솟은 주요 원자잿값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것도 실적 개선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정부가 민간아파트의 부실공사 여부를 확대 조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 원자잿값 상승, 공사지연 여파에 영업이익 타격

5일 건설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요 대형건설사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 검단 아파트의 재시공 여파로 지난 2분기 4000억원대 영업손실은 본 GS건설은 3분기에는 약 1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전년동기(1251억원)와 비교하면 20% 정도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매출액은 2조9531억원에서 약 3조2800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되레 줄었다. 검단 아파트 부실공사 후폭풍이 2개 분기 연속 미친 모양새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재시공 비용 5500억원을 결산 손실로 반영했다.

지난 5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살펴보는 모습. 무량판 부실시공에 대한 조사를 민간 아파트로 확대하면서 건설업계가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대우건설은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738억원으로 전년동기(2055억원) 대비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도 매출액이 2조5205억원에서 2조8249억원으로 12% 정도 증가했으나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8.15%까지 치솟았던 영업이익률도 6%대로 주저앉았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077억원으로 전년동기(1164억원) 대비 7.5% 감소할 전망이다. 2021년 1월 지주사 체제로 개편된 이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역성장 기조를 탈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3개 분기 만에 1000억원대로 올라선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확대로 수혜를 본 삼성물산도 영업이익 증가세가 둔화했다.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동기(7968억원) 대비 6.2% 감소한 7474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액도 11조2556억원에서 10조8614억원으로 3% 정도 줄었다.

◆ 민간 아파트 무량판 조사결과 앞두고 건설사 '예의주시'

건설업계의 실적 불안이 하반기 더 심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GS건설이 이미 건설업계 최고 수준인 영업정지 10개월이란 철퇴를 맞았다. 향후 부실공사 여부에 따라 행정처분을 받는 건설사가 무더기로 발생할 공산이 크다. 영업정지 효력이 발생하면 국내에서 이뤄지는 신규 입찰에는 참여할 수 없다. 기존 수주 물량이나 진행 중인 사업은 수행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무량판(보 없이 기둥 위에 콘크리트 천장을 얹는 공법)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에 대해 이달부터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아파트를 자체조사한 결과 102곳 중 철근 빠진 아파트가 20곳으로 파악됐다. 조사 단지의 약 20%에서 문제가 확인된 셈이다. 이 수치를 단순 계산하면 민간 아파트에 대한 조사에서 60여개 단지에서 철근이 시공 기준에 미달한 채 공사됐을 가능성이 있다.

공사에 투입하는 원가율 부담도 크다. 일각에서는 아파트를 지을수록 손해라는 하소연이 나오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 원가율이 94.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p(포인트) 높아졌다. GS건설은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여파로 원가율이 107.1%로 치솟았다. 발주처와 1조원 공사 계약을 맺었으나 사업장이 투입된 공사비 원가가 1조 710억원이었다는 얘기다.

원가율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다. 지난해 8만원 수준이던 레미콘 매입 단가는 올해 상반기 ㎥당 8만70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레미콘의 원료인 시멘트 가격도 하반기 t(톤)당 10% 이상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대형건설사 주택사업부 한 임원은 "무량판 부실공사가 논란이 된 이후 전 사업장 전수 조사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원가율이 더 높아졌다"며 "주택경기 회복에 지방 사업장 미분양이 소진된 것이 위안이지만, 민간 아파트 무량판 조사와 원자잿값 상승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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