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매출 감소...4월 가격 인상 여파
야심작 '치마카세'도 흔들..."고객 의견 수렴해 재정비"
치킨+볶음면 조합 내세워...1020세대 잡기 안간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교촌치킨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 매출 성장세가 꺾인 데다 상반기 야심차게 선보인 치킨 오마카세 '교촌필방'도 예상과 달리 부진한 성적이다. 치킨업계 1위 탈환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Z세대를 겨냥해 '치면(치킨+라면)' 띄우기에 나서는 등 새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2635억원 대비 1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꾸준히 늘었던 교촌에프앤비 매출이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2% 감소한 9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실적만 따로 떼어보면 매출액은 1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고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281.6%나 늘었다. 이는 지난 4월 허니콤보 등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씩 인상한 기저효과다. 가격인상으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매출규모는 줄어든 셈이다. 가격 인상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교촌치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인상 총대를 메면서 치킨값 상승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치킨 오마카세를 앞세워 서울 이태원동에 오픈한 플래그십 매장인 교촌필방. [사진= 교촌에프앤비] |
교촌치킨이 올 상반기 선보인 '교촌필방'도 예상보다 부진하다. 교촌은 지난 6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인 '교촌필방'을 오픈했다. 교촌필방은 치킨 오마카세 콘셉트의 매장이다. 교촌 특유의 조리방법인 '붓질'을 모티브로 오마카세 형식의 이색적인 외식 경험을 내세운 것이다.
교촌필방에서 판매하는 필방 오마카세 코스 가격은 1인당 5만9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교촌치킨은 오픈 한 달여만인 지난달 말 필방 오마카세 메뉴 운영을 중단했다. 오픈 당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이후 일부에서 오마카세 퀄리티에 실망했다는 평가가 이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필방 오마카세 메뉴는 잠시 운영을 중단하고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조만간 재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교촌에프앤비] |
줄곧 치킨프랜차이즈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하던 교촌치킨은 지난해 bhc에 매출 1위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온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줄면서 1위 탈환에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교촌은 최근 위기 타계책으로 '치면(치킨+라면)'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치킨 소스를 접목한 라면인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 2종을 출시하고 치킨과 볶음면을 함께먹는 '치면' 문화 확산에 나선 것이다.
교촌이 라면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 '치면'을 즐기는 일명 먹방 콘텐츠를 통해 Z세대 잡기에 적극적인 모습이 눈길을 끈다. 주요 고객층이 3040세대로 자리잡은 교촌치킨이 2030세대로 고객 연령층 확대에 나선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촌치킨은 담백한 맛 때문인지 30~40대 충성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치킨 브랜드는 아니다"라며 "고객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고민이 적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