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예비부모 건강권 관련 민원 1493건 분석
민원인 절반 이상이 난임 시술비 지원 확대 요구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가 난임 시술비 지원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전환하고, 소득 기준 또한 폐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익위는 23일 "최근 3년여간 난임 등 예비 부모의 건강권 관련 민원 1493건을 분석한 결과, 민원인 절반 이상이 난임 시술비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난임시술 휴가를 문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권익위는 높아진 초혼 및 출산 연령으로 인해 난임 발생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가임기 연령 인구의 건강한 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예비 부모의 건강권 관련 민원을 분석하고 정책 시사점을 발굴했다.
최근 3년 4개월간('20.1월~'23.4월) 민원정보분석시스템을 통해 접수된 난임, 산전검사 등 예비 부모의 건강 관련 민원은 총 1493건이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저 출산율과 일부 지자체의 난임지원사업 확대 등의 영향으로 민원이 급증, 4개월 만에 전년 민원 건수의 65.4%가 발생했다.
[자료=국민권익위원회] 2023.08.23 jsh@newspim.com |
민원 유형별로 보면 ▲난임 등 지원 확대 요청(480건) ▲난임시술 휴가 문의(338건) ▲의료기관 및 지원시스템 불만(167건) ▲지자체별 상이한 지원정책에 이의(161건) 등의 순이다.
민원 신청인 현황은 여성(68.9%)이 남성(31.1%)보다 많았고, 30대(64.1%)와 40대(27.2%)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주요 민원 사례로는 난임 시술비 지원사업의 소득기준 폐지 요청 등 난임 관련 지원 요청과 타지역 대비 부족한 지원정책에 대한 불만 등이 있었다.
또한 난임치료 휴가를 확대하고 사실혼 부부가 난임 시술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등의 난임 지원시스템 개선 요청과 의료기관의 불친절한 응대에 대한 민원도 다수 제기됐다.
권익위는 민원분석 결과를 토대로 저출산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 제안사항 17건을 발굴하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서 정책 수립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통보했다.
우선 더 현실성 있는 난임 시술비 지원사업으로의 개편을 위해 ▲지자체 사업에서 국가사업으로의 재전환 ▲소득기준 폐지 ▲공난포 발생 등 시술 중단·실패에 대한 지원 확대 ▲난임 지원결정서 발급 전 발생한 시술비의 소급 적용을 제안했다.
또 ▲건강보험 급여 횟수 확대 및 시술간 칸막이 폐지 ▲남성 난임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건강보험 급여 회차를 초과한 사실혼 부부의 시술 허용 ▲난임치료휴가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평균초혼연령 [자료=통계청] 2023.08.23 jsh@newspim.com |
예비 부모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산전검사 바우처 지급 ▲국가건강검진에 가임력 검사항목 추가 ▲임신 전 건강관리를 위한 영양제(엽산·철) 바우처 지급 ▲최신 의료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을 통한 선택권 보장을 위해 미혼 여성 대상 난자동결 연구 추진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예비 부모의 심리적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복지 알림서비스 강화 관련 ▲개인별 맞춤형 복지서비스 조회를 위한 '복지로' 개편 ▲연령별 필요한 복지혜택 SNS 알림서비스 신설 ▲난임 시술비 지원사업 관련 주요 질의응답 제공을 제의했다.
이 밖에 난임의 특수성을 고려한 물리적·정서적 여건 조성을 위해 ▲보건소 등 의료기관 내 난임부부 상담을 위한 공간 마련 여부 확인 ▲의료기관 종사자 등의 응대 역량 향상을 위한 성인지 감수성 교육 실시를 건의했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저출산은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이번 민원분석 결과가 관계기관의 저출산 정책 수립에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