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33.2%·여성 46.1% 비혼
직장 만족도 높은 집단 70% "결혼할것"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20~30대 미혼 청년세대 10명 가운데 4명은 혼인을 할 마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경제적인 불안정을 여성은 혼자의 삶에 대한 동경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7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발표한 '결혼·출산에 대한 2030세대의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39세 미혼 청년 10명 중 4명은 결혼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서울시] |
이들 가운데 남성과 여성의 비혼응답률은 각각 36.4%, 50.2%로 나타났다.
20대 남성은 33.2%, 여성은 46.1%가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30대 남성의 비혼 응답률은 41.0%, 여성은 56.6%로 나타났다. 30대의 비혼 의향이 전반적으로 20대보다 높고 성별 간 인식차이도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응답한 30대 여성은 16.3%로 같은 연령대 남성 응답률인 8.7%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들 남성의 비혼 요인으로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서(42.6%)', '결혼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40.8%)' 순으로 나타나 경제적 상황과 현실적 조건을 비혼 선택의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여성의 비혼 요인으로는 '혼자 사는 삶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46.3%)', '다른 사람에게 맞춰 살고 싶지 않아서(34.9%)' 순으로 나타났다. 또 '가부장제 및 양성불평등에 대한 거부감(34.4%)'이 남성(8.2%)보다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 결혼 이후 변화하는 삶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생아 . [사진=뉴스핌DB] |
또 이들 미혼 응답자 중 47%가 자녀를 낳을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남성의 비출산 응답비율은 38.5%, 여성은 56.8%로 집계됐다.
성별에 따른 비출산 의향의 차이는 비혼 의향 차이보다 4.5%p 높아 출산관련 남녀 인식격차가 결혼보다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에 따라 비출산 의향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으나 여성의 경우 '꼭 자녀를 낳을 것이다/ 낳고 싶다'고 응답한 30대 비율(4.7%)이 20대 응답률(9.3%)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출산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남성의 경우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서(43.6%)',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1.5%)' 순으로 응답했다. 여성은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서(49.7%)', '자녀를 바르게 양육할 자신이 없어서(35.1%)' 순으로 응답했다.
저출산 현상을 야기하는 사회적 원인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52.8%)'과 '주거 불안정(41.6%)', '고용 불안정(25.5%)' 순으로 인식했다.
20~59세 기혼 유자녀 응답자 중 여성의 74%가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6년 정도의 경력단절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경제활동이 단절되고 공백기가 재취업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직장 만족도가 높은 20~39세 미혼자는 결혼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직장 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68.4%가 '결혼을 할 것이다' 또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와 달리 만족도가 낮은 집단은 긍정적 응답률이 46.3%에 그쳐 두 집단 사이에 인식 차이(22.1%p)가 크게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유혜정 한미연 선임연구위원은 "성별, 세대, 계층에 따라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불안감이 높은 청년층에게 기업문화는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위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먼저 청년들의 불안을 읽고 변화해야 한다"며 "기업의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