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NPL 비율 일제히 상승
충당금 확대에서 건전성 강화 요구 커
5대은행 상반기에만 부실채권 2.2조 상매각
은행권 전체 6조원 달래, 하반기 압박 커질 듯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은행들이 부실채권(NPL)이 시간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향후 경기악화와 코로나19 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것으로 대비해 부실채권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전성 확보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역시 증가하는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 은행들의 선제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어 이같은 움직임은 하반기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NPL 규모는 지난해말과 올해 1분기와 비교해 일제히 증가했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사진=각사) |
신한금융은 2022년말 1조4100억원(0.37%)에서 1분기 1조8500억원(0.48%)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2분기 2조290억원(0.52%)로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2조원을 넘어섰다.
KB금융도 지난해말 1조4580억원(0.34%)에서 1분기 1조8260억원(0.43%)에 이어 2분기에도 1조8770억원(0.44%)로 소폭 증가했으며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1조2600억원(0.34%)에서 1조5340억원(0.40%), 1조7600억원(0.45%)의 추이를 보였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말 1조820억원(0.31%)에서 1분기 1조1970억원(0.35%), 2분기 1조3920억원(0.36%)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0.3%대에 머물렀던 4대 금융지주의 NPL비율은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0.4%대로 진입했으며 신한금융은 0.5%를 넘어섰다.
금융권의 NPL 증가는 길어지고 있는 경기침체와 불안한 국내외 경제상황, 그리고 여전히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로나 여파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은행들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실을 빨리 정리해 건전성 강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만 2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규모를 반기만에 이미 따라잡은 수치다.
특히 6월 한달동안에만 1조2000억원을 상매각하는 등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 건전성 확보에 대한 정부 압박이 커지고 연체율도 높아지면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도 국내 은행권 전체가 지난 5월 정리한 연체채권은 1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정리된 누적 연체채권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또한 금융당국이 건전성 취약 우려가 있는 은행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연체채권 정리 및 신용위험 관리를 적극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혀 하반기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은 상황에 따라 유동화전문사 입찰 등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며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건정성 강화 차원에서라고 부실채권 상매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