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0~90%, 악성 민원·교권 침해 학부모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 필요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추락 영향 질문엔 83% '그렇다'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육당국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가운데 교사 10명에 9명은 교육활동 침해 학생의 조치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사 대부분은 악성 민원·교권을 침해하는 학부모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가 필요하며,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에 영향을 줬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교권침해 인식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추모 기간을 서이초 헌화 공간에 이어 오는 28일까지 추모 분향소를 운영한다. 25일 오후 한 학생이 애도와 추모의 글을 유심히 보고 있다. 2023.07.25 leemario@newspim.com |
이번 조사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침해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등을 위해 설문조사 형식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및 전문직 3만2951명을 대상으로 지난 25~26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신뢰도 ± 0.23%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권침해 학생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에 '매우 동의한다'고 응답한 교원은 72.4%(2만3854명)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동의한다는 교원(16.7%)까지 합하면 전체 응답자의 89.1%가 '동의' 의사를 밝혔다.
교육부는 무너진 교권을 다시 세우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학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교권침해와 관련한 사항을 학교폭력과 같은 수준에서 기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24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학생부에 기재하는 게 학교폭력을 기재하는 수준에서 필요한 제재이며,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며 학생부 기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생부에 처분 사항 기재 시 현재 학폭과 같이 소송전이 난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추락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교사의 83.1%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교사가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9%(1만8414명)였다.
학부모 등에 대한 '민원' 스트레스에 대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9.8%(2만6279명)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심각하다(18.2%)는 응답과 합하면 97.9%다.
학부모 악성 민원,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 교권침해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필요한 대책과 관련해 교사의 97.1%(3만1988명)는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아동학대 면책권을 부여하는 법령 개정에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추모 기간을 서이초 헌화 공간에 이어 오는 28일까지 추모 분향소를 운영한다. 25일 오후 애도와 추모의 글 2023.07.25 leemario@newspim.com |
교권을 침해하는 학부모에 대해 과태료 부과와 같이 '실효적' 조치를 취하는 것에 동의한 교사는 99.3%였다. 허위·반복된 민원이나 신고에 대해 교육청이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7.5%(3만2141명)가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다.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분리 조치, 직위해제 처분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다. 해당 질문에 교사의 88.6%(2만9198명)가 '매우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편 교총 2030청년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실질적인 교권보호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청년위 소속 MZ세대 교사들과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교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다.
정성국 교총회장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의 주요 원인이고 심각한 교권침해에 대해 학생부에 기록해야 한다는 절대적 여론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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