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 외교장관회의 참석…안보리에 '중러 역할 촉구'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은 14일 지난 1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를 거듭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제12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도발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자 국제평화·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제12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7.14 [사진=외교부] |
아울러 "북한의 행태 변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단결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EAS 차원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확고함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EAS 회의에 중국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참석한 것을 고려할 때 박 장관이 북한을 향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강조한 건 안보리의 단합된 대응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중·러 양국에 보낸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
왕 위원과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이어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자금원이 되고 있는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 대응,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등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이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 필요성을 당부했다.
박 장관은 또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내 자유·평화·번영의 바탕인 규칙 기반 질서를 촉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우크라이나 정세와 관련해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이자 국가주권,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 존중이라는 국제질서의 근본 원칙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수의 참석자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며, 우크라이나 내 인도적 위기와 전 세계적 경제 회복 둔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박 장관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역내 및 세계 경기회복의 핵심이라며, 규칙 기반 질서와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에 기반한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 확립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는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EAS 참석자들 다수도 남중국해에서의 불안정 유발 행위가 세계적 물류 통로에서의 안전과 자유로운 통상 및 통항을 위협하고 역내 국가들의 번영을 저해한다며,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미얀마 문제에 대해 박 장관은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얀마 문제의 해결을 위한 아세안 5개 합의사항의 실질적 진전을 촉구하였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미얀마 국민과 난민을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끝으로 EAS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장국 인도네시아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정상포럼으로서 EAS가 역내 다양한 도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S)는 지난 2005년 출범한 역내 주요국 정상들 간 전략적 협의체다. 한국·일본·중국·호주·뉴질랜드·인도·미국·러시아와 함께 아세안 10개국(올해는 미얀마 불참)이 참여하고 있다. 동티모르는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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