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유물 전시가 어려워?…투명 OLED 쇼케이스로 되살아난 1600년 전 신라 장송문화

기사입력 : 2023년07월03일 17:39

최종수정 : 2023년07월04일 08:22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서 고대 장송의례 소개
OLED 쇼케이스…애니메이션으로 관람객에 쉽게 설명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 쇼케이스 속 유물이 살아 움직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다만, 아이디어가 있다면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과거의 시간을 재현해보는 '살아있는 박물관'의 모습은 기대해 볼만 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600년 전 신라와 가야의 장례문화를 소개하는 전시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에서 유물 쇼케이스에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설치해 고대의 장송의례를 유물과 애니메이션으로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전시 형태를 구현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물과 함께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투명 OLED 쇼케이스 2023.07.03 89hklee@newspim.com

지난 5월26일 개막한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은 국보와 보물 15점을 포함해 인물, 동물, 사물을 본떠 만든 332점의 대규모 유물을 소개하는 전시다. 이 중 97점은 일제강점기 경주 황남동에서 수습된 것으로 토기 뚜껑 위에 하나의 장면으로 복원해 최초 공개한다. 앞선 박물관이 기획한 토우 전시가 토기와 토우를 통해 신라 사람들의 얼굴와 모습을 조명했다면, 이번에는 다량의 토기 유물에서 유추할 수 있는 신라 5세기경과 그 무렵 가야가 펼쳐낸 장송 문화에 집중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라와 가야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들은 제사에 사용하는 그릇이다. 현대 제기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다. 토기에는 계세사상과 연결돼 있으며 죽은 이의 영혼을 하늘로 안내하고 망자가 먼 길을 떠나 다음 세상으로 가는 길이 외롭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신발과 배, 집과 등잔 등을 본따 만든 토기들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토기 뚜껑 위에 장식된 토기다. 이를 통해 고대 사람들의 송장 풍습을 유추할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추는 사람의 장식으로 장례를 축제 형식으로 치렀을 것으로 상상할 수 있다. 사냥하는 사람, 말 타는 사람, 노동을 하는 사람의 모습이 흙으로 빚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개구리와 뱀이 일정한 각격으로 반복된 토기 장식이 나오는데, 당시의 장례 문화와 동물이 어떤 관계가 있을지 연구가 필요한 대목임을 암시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물과 함께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투명 OLED 쇼케이스 2023.07.03 89hklee@newspim.com

이와 같은 설명은 쇼케이스 위에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맵핑 영상'과도 같은 이 영상은 관람객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볼거리이자 유물에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상미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사는 고대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장송 문화를 유물을 통해 확인하게 됐고, 이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영상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미 학예연구사는 "토기 장식에 여러 인물, 형태를 접합해보니 하나의 장면을 이루고 있었고, 이것이 '의례' 장면, 장례에서 행렬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 "고대의 장례 문화는 기록, 그림으로도 남아있지 않아 글로만 설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유물과 영상을 결합하면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체적인 유물에 설명을 곁들이기 위해 투명 OLED를 활용했다"면서 "유물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물을 통해 장송 문화를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첨언했다.

유물이 전시된 쇼케이스의 모습은 여느 전시와 다르게 '집'처럼 생긴 구조다. 이 쇼케이스의 앞면은 바닥에서 45도 정도 경사져 있다. 경사진 앞면에 투명 OLED를 설치해 유물 위로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동시에 쇼케이스 바닥에도 유물을 알려주는 프로젝터 영상이 흘러나온다. 이번에 토우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쇼케이스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전시 기획을 하며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민한 학예사의 경험이 녹아든 성과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투명 OLED가 적용된 전시장 전경 2023.07.03 89hklee@newspim.com

이상미 학예사는 "유리가 수직으로 섰을 때 볼 수 있는 면으로 주로 한정되는데, 유물을 잘 볼 수 있는 쇼케이스의 각도가 있다"며 "각도가 기울면 내 몸을 구부리지 않고 유물을 훨씬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가 고민한 부분이 유물의 내용이 관람객에 잘 전달되고, 가까이서 관찰이 가능해야 했기 때문에 쇼케이스의 새로운 형태가 필요했고 고대의 장송 문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술 적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고대의 송장 문화를 관람객에 쉽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수단으로 영상 작업을 기획했다. 그리고 유물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태를 바탕으로 영상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캐릭터도 구상했다. 그후 약 3개월의 기술화 작업을 거쳤고 유물까지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투명 OLED를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쇼케이스와 전시 형태가 구축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투명 OLED가 적용된 전시장 전경 2023.07.03 89hklee@newspim.com

중앙박물관의 투명 OLED 활용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지만, 산업자원부에서 지난 5월 발표한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 전략' 일환의 사업으로 문화 전시계도 OLED 쓰임이 확장되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등에 6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4월에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진행하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일환으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총 18대의 투명 OLED에 한국의 민화로 구현된 문화 유산들의 사계절 '사계(四季)'를 선보이는 비디오월이 설치돼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