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과기부 'R&D 정책', 범부처 발표 완료
산업계 "혁신기술 정책 내주길"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지원책이 점차 가시화되자 산업계에서도 정책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제언하고 있다. 기초 연구개발만큼이나 산업체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 고난이도 프로그램에 투자해 연구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 등이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가 조성하는 K-바이오·백신펀드 2개 중 1개가 다음달 중 결성된다. 해당 과제는 지난해 7월 신약 개발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시작됐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천명해온 바이오헬스 지원책 중 연구개발(R&D) 분야가 첫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3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 2023.05.10 pangbin@newspim.com |
현재 바이오 업계 연구개발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두 곳에서 주도하고 있다. 과기부는 지난 7일 '제4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2023~2032)'을,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2023~2027)'을 심의 및 의결했다. 이후 로드맵에 따라 세분화된 계획과 성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산업계는 반색하면서도 이전의 문제점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바이오업계를 지원하겠다고 지지한 주체는 현 정부뿐만이 아니다. 2013년 복지부는 국내에서 글로벌 50대 제약사와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하겠다며 '제1차 종합계획'을 세웠지만, 지금까지도 목표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산업계에서는 절대적인 지원액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 지원은 산업체보다는 학계나 연구기관에 대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생명공학기술 분야에서 복지부, 과기부, 산업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업에 투입된 금액은 4869억원으로, 전체의 18.8%를 차지한다. 대학 및 연구소에 투입된 금액 1조 8857억원(72.1%)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정보기술(IT) 분야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IT 분야에서 기업에 투입한 예산은 2조4595억원(43.5%)으로, 대학 및 연구소에 투입된 금액 2조 5351억원(44.9%)과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영세한 산업환경을 감안해 연구개발 지원 절대액의 증대가 필요하다"며 "지원 방식도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는 상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프로젝트와 기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연구 실패를 용인해주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에서는 바이오헬스 관련 지원이 대기업이나 설비투자 위주로 진행되며, 실패해도 괜찮다는 개념이 부족해 혁신기술(breakthrough technology)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선례로는 미국의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탄생시킨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있다. 일반적인 정부 지원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한다면, 해당 모델은 고난이도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실패할 여지를 용인한다. 이를 본따 지난 2022년 3월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보건첨단연구계획국(ARPA-H)이 설립되기도 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본부 전무는 "미국이나 스위스 같은 국가에서는 고난이도 기술을 실패해도 증빙이나 페이백을 할 필요가 없다. 지금처럼 과제성 지원을 하게 되면 혁신 기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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