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두 계단 또 떨어져 34위로 추락
곤살레스 감독 무성의·무책임 언행 구설에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의 세계 랭킹이 또 떨어졌다. 28일(한국시간) 국제배구연맹(FIVB)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두 계단이 떨어져 34위에 올라있다. 전날 안방에서 치른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 불가리아전에서 1-3으로 져 9연패했다. 잔여 3경기 도미니카공화국, 중국, 폴란드는 불가리아보다 강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계 랭킹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끄는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 [사진 = FIVB] |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가물가물해졌다. 파리올림픽 여자배구 본선행 티켓은 12장이다. 개최국 1장과 세계랭킹순으로 5장이 주어진다. 나머지 6장은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예선에서 주어진다. 세계 34위의 한국이 파리로 가는 길은 세계 예선 통과뿐이다. 하지만 그 길은 무척 험난하다. 세계 예선에서 C조에 편성된 한국은 미국(1위), 이탈리아(3위), 폴란드(8위), 독일(9위), 태국(14위), 콜롬비아(18위), 슬로베니아(24위)와 싸운다. 현재 한국의 경기력으론 티켓사냥은커녕 1승 거두기도 벅차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8강에 올랐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선 강호 튀르키예를 8강에서 꺾고 9년 만에 준결승에 올랐다.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08년 이후 한국은 세계적인 강팀으로 군림해왔다. 김연경을 비롯한 김수지, 양효진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세대교체에 실패하며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 곤살레스 감독의 무성의한 언행으로 설상가상이다. 곤살레스 감독 지난은 5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VNL 1주 차 대회를 앞두고는 국내 훈련을 지휘하지 않고 현지에서 합류했다. 곤살레스 감독은 튀르키예 여자 프로배구 바키프방크 코치로 활동하다 최근엔 프랑스 클럽인 넵튠스 드 낭트 감독으로 부임했다. 클럽팀과 대표팀 지휘봉을 동시에 잡는 건 배구계에서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지만 한국 대표팀의 리빌딩이 시급한 현 상황을 감안하면 아쉬운 처신이다.
전날 불가리아에 패한 뒤 털어놓은 곤살레스 감독의 말도 구설에 올랐다. 곤살레스 감독은 "전술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라며 선수들의 국제 수준 이해력, 적응력 부족을 연패의 이유로 들었다. 클럽팀과 한국 대표팀 겸임에 대해서는 "두 팀을 지휘하는 건 한국 대표팀보다는 프랑스 클럽이 불만을 가져야 하는 일"이라고 말해 비난을 샀다. 이어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하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팀 사기와 경기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려 세계 예선에서 티켓을 따올지 구체적 방안 제시는 없다. 한국 대표팀의 추락은 자기 잘못은 없고 선수들 탓이란 얘기다. 한국 여자배구팀에 '사령탑 리스크'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