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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그늘]② 망 이용대가 다툼은 '쉬쉬'…업계 '부담'

기사입력 : 2023년06월22일 07:56

최종수정 : 2023년06월22일 08:12

尹정부에 러브콜 보내는 넷플릭스
넷플릭스-SKB 소송 2심 결과 늦어질 가능성 높아져

[서울=뉴스핌] 김지나 조수빈 기자 =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이후 넷플릭스 3조3000억원의 K콘텐츠 투자 유치는 정부 업적이 됐다. 이후부터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를 두고 다툼을 이어나가고 있는 업계는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대가 관련 발언을 최소화 하며 정부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자칫 목소리를 잘못 냈다가 정부에 미운 털이 박힐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번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의 방한 역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를 두고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 재판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주장이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넷플릭스 그늘] 글싣는 순서

1. 수익 배분 1조원 vs 20억원?…IP 보호가 어렵다
2. 망 이용대가 다툼은 '쉬쉬'…업계 '부담'
3. "외주 제작사+토종 OTT 묶음 지원 필요"

◆"尹정부 업적으로 포장된 넷플릭스 투자...업계엔 부담"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강국현 KT 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활성화 및 금융지원 협약' 발표 자리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위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대가가 들어와야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에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서울=뉴스핌]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1인미디어콤플렉스에서 열린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투자활성화 및 금융지원 업무협약식' 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왼쪽부터 정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황현식 한국전파진흥협회장, 김성태 IBK 기업은행장,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국현 KT 사장, 김혁 SK브로드밴드 부사장, 정수헌 LGU+ 부사장.[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06.15 photo@newspim.com

강 사장이 망 이용대가를 두고 강도높은 발언을 하자, 업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정작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를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인 SK브로드밴드는 관련 목소리를 내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SK브로드밴드의 입장 변화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넷플릭스 경영진을 만나고 넷플릭스가 4년간 K-콘텐츠에 25억달러, 한화로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ICT에 정통한 한 고위관계자는 "실제로 넷플릭스가 발표한 K-콘텐츠 투자는 그동안 해 왔던 수준의 투자 규모다. 넷플릭스 사업적으로도 필요한 투잔데 이것이 마치 현 정부의 업적처럼 포장된 상황"이라며 "넷플릭스가 현 정부를 등에 업은 상황에 기업 입장, 특히 규제산업인 통신업계 입장에선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대가 소송에 대해 섣불리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윤 대통령 방미 일정 이후에도 꾸준히 현 정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달 초 서랜도스 공동CEO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서한을 보냈다. 그는 "한국을 사랑하는 미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인상깊게 지켜봤다"면서 "저와 넷플릭스 구성원들도 한국과 미국의 문화 동맹에 기여하고, 계속 훌륭한 K-콘텐츠를 전세계에 선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다.

◆넷플릭스-SKB 망 이용대가 2심 결과, 해 넘길 가능성

이에 당초 9월로 전망됐던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 2심 결과가 해를 넘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 투자 유치와 관련해 정부가 개입되며 재판부가 2심 결과를 내놓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유럽연합(EU)에서 나온 망 이용대가 관련 결의안이 나오면서 재판부가 EU의 결의안 법제화 이후 2심 결과를 내 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9일 유럽의회는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LTG)'의 공정기여, 즉 망 이용대가 부담을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올 하반기 유럽공동체(EC)가 의회에 제안할 예정인 가칭 '기가비트 연결법' 통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 결의안의 핵심 인물인 타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도 29일 방한을 예고하며 망 이용대가 논의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관련 결의안이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의회에서 입법만 하면 되는 상태로 망 이용대가 관련 스케쥴은 50% 이상 진전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당초 한국이 먼저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 소송을 진행하며 EU 입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EU 쪽으로 주도권이 넘어갔고, 입법 발의 역시 내년 총선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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