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5개 공매도 제한 종목...최근 3년간 최대 300%↑
지난 4월 SG증권 폭락 사태 때도 5개 종목 공매도 제한
"공매도 '가격 발견' 기능 작동 못해...주가조작 세력 타깃 돼"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지난 주 발생한 만호제강 등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로 공매도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 관련 5개 종목이 모두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가격 발견' 기능이 발휘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주가조작 혐의 세력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방림, 동일금속 등은 공매도 제한 종목이다. 공매도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했을 때 싼값에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전략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14일 증시에서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방림 등 5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자료=네이버증권 화면 캡쳐] 2023.06.14 yunyun@newspim.com |
주가가 과열현상을 보이거나 지나친 쏠림현상이 발생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움직일 때 공매도가 집중되면서 정상 수준을 되찾아가는 가격발견 기능을 한다. 이는 공매도의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0년 3월 팬데믹 충격에 따른 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전 종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5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하면서 지난주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은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이들 5개 종목은 공매도가 제한된 최근 3년 동안 3년간 특별한 이슈나 호재없이 동일산업(294.9%), 만호제강(368.8%), 대한방직(141.7%), 방림(335.2%), 동일금속(184.4%) 등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5개 종목의 소액주주운동을 했던 온라인 카페 운영자 강모씨(52) 등이 통정매매 등 수 천 차례의 시세조종 행위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며 10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말 SG증권발 폭락사태 관련 세방, 다우데이타, 서울가스, 선광, 대성홀딩스,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등 8개의 종목 가운데도 상당수가 공매도가 제한된 종목이었다. 공매도가 허용된 다우데이타, 선광, 하림지주 등 3 종목의 상승폭이 나머지 5개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문가 및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제한된 종목들이 주가조작 세력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조작 관련 종목들의 특징은 주가가 지속 우상향한다는 점인데 공매도 금지가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를 조작하다, 그대로 무너져 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과거 주가조작 세력들은 공매도가 진입하기 어려운 유통 주식수,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선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지금은 공매도가 제한된 종목이 많으니 훨씬 쉬워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인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 간의 형평성 논란, 금융시장 불안 우려 등으로 공매도 전면재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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