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뜨거운 근원 CPI 보면서 7월 인상 저울질
"헤드라인 CPI 4.0~4.2% 나오면 美증시 1% 안팎 상승 가능"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번 주 금리 동결 기대에 뉴욕증시가 강력한 랠리를 펼친 가운데, 현지시간으로 13일 발표될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치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은 4300을 돌파했고, 1만3461.92를 기록한 나스닥과 동반 1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지난해부터 10회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올린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7월이나 혹은 그 이후 회의에서 한 차례 금리가 25bp(1bp=0.01%p)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위험 선호 심리를 키운 것이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 랠리를 견인한 인공지능(AI) 인기를 뒤이을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어떤 미묘한 정책 시그널을 보내느냐에 따라 현재의 상승 분위기 지속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따라서 시장은 연준의 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CPI에 우선 촉각을 곤두세울 예정이다.
미국 CPI 전년 대비 상승세 변화. 회색 표시 부분은 미국 경기 침체 기간. [사진=미 노동부/야후파이낸스 재인용] 2023.06.13 kwonjiun@newspim.com |
◆ 헤드라인 CPI 급락…근원은 여전히 높아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는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4월의 4.9%에서 대폭 둔화했을 것으로 나왔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는 4.0% 상승이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0.2% 상승해 4월 기록했던 0.4%보다 역시 둔화한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 수치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이번 헤드라인 CPI 상승세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더딘 속도를 기록하게 되나,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5월 전년 대비 5.2%(다우존스 예상 5.3%) 오르며 전월 기록한 5.5%에서 소폭 둔화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직전월과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헤드라인 CPI의) 전년 대비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것이 가장 고무적인 신호"라면서 근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기저효과로 인해 헤드라인 CPI보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훨씬 강력한 모습으로 비칠 것이며, 4월 월간 기준 4.4% 뛰었던 중고차 가격이 5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지 등도 관심사라고 전했다. 또 주거비와 항공요금, 숙박비 등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지표 발표 바로 다음날이 6월 금리 결정일인 만큼 이번 CPI 지수는 동결이 확실시되는 이달 금리 결정보다는 7월 이후 금리 방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빌 잉글리시 예일대 교수는 "연착륙이 가능한지 여부는 상당 부분 인플레이션에 달려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태에 머무르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13일 현재 시장은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80.4%로 보고 있으며, 7월에는 25bp 인상할 가능성을 57.3%로 가장 높게 잡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 "헤드라인 CPI 4.0~4.2% 나오면 美증시 1% 상승"
이번 CPI 수치에 따라 연준 금리 전망이 뒤바뀌는 만큼 미 증시 강세장 지속 여부도 달라질 전망이다.
JP모간은 헤드라인 CPI가 전년 대비 4.0~4.2% 상승 사이로 나올 가능성이 40%로 가장 높으며, 이 경우 S&P500이 0.75~1.25% 정도의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뒤이어 CPI가 4.2~4.4%로 나올 확률은 35%이며, 이때 S&P500지수는 보합 내지 0.5%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CPI가 4.5~4.8%를 기록할 확률은 15%이며 이 경우는 S&P500지수가 1~1.5%의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은 또 CPI가 3.9% 이하 나올 확률은 7.5%이며, 이때 S&P500지수는 1.5~2% 정도의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봤고, 반대로 CPI가 4.9% 이상으로 나올 가능성은 2.5%이나 이 경우 다음날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S&P500지수는 2.5~3% 정도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씨티 리서치는 시장이 위로든 아래로든 CPI 서프라이즈에 매우 민감한 모습을 보일 것이며, 연준 금리 결정에는 근원 CPI 전월대비 수치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 예상대로 0.4%에 머물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쪽으로 충분히 기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웰스파고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오는 7월 26일 회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경우 "근원 CPI가 여전히 뜨거워도 연준 관계자들은 추세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기저효과가 작용하면 하반기에도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