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창립 73주년 기념사
2금융 등 비은행 리스크 관리 강조
"물가 안정 안심 일러…근원물가 둔화 더뎌"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최근 주택시장 부진 완화 조짐이 보이나 부동산 대출 연체율 상승 등 금융 부문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창립 제73주년 기념사에서 "중장기적 시계에서는 금융 불균형이 재차 누증되지 않도록 유관 기관과 협력해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증권사와 저축은행, 보험사, 카드사, 캐피털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며 한은이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주된 정책 대상이 은행이었으나 비은행 중요도와 시스템 복잡성이 증대됐기에 은행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국민경제 전체의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감독기관의 정책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5.25 photo@newspim.com |
이 총재는 물가 안정을 위한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지난 5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까지 떨어졌지만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둔화 속도는 더디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더디게 둔화해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 하방 위험과 금융 안정 측면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밖에 이 총재는 챗GPT 등을 활용한 내부 업무 효율성 향상, 탄력적 유동성 공급 및 상시적 대출 제도 등 정책 수단 확충 등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1년은 정책과 내부 경영 모두에 있어서 변화가 절실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정교한 정책 운영을 통해 우리 경제 안정을 도모해야 함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가장 잘 제시하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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