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멤버 3인, SM엔터테인먼트 공정위에 신고
"과도한 계약 기간" vs "표준계약서 따랐다"
서울사무소 경쟁과에 사건 배당…검토 시작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룹 엑소의 첸·백현·시우민(첸백시)과 SM엔터테인먼트의 전속계약 갈등 사건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공정위는 첸·백현·시우민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신고한 사건을 서울사무소 경쟁과에 배분했다.
첸·백현·시우민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린 측은 지난 4일 국민신문고 전자접수를 통해 공정위에 SM을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신고했다.
엑소 3인은 데뷔 전 체결한 전속계약의 계약 기간 기산점이 데뷔일로 정해진 것과 동종 업계 다른 기획사에 비해 계약기간인 긴 점, 해외 진출 등의 사유로 계약 기간이 연장된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동방신기 사태'와 판박이?…과거 제재 사례는
첸·백현·시우민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시작된 이번 갈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제2의 동방신기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앞서 몇 차례 소속 연예인과의 전속계약 갈등 문제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07년 9월 SM엔터테인먼트가 탤런트 김지훈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부당한 손해배상조항과 계약기간을 설정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엑소 멤버 백현, 시우민, 첸(왼쪽부터) [사진=SM엔터테인먼트] 2023.06.08 dream78@newspim.com |
당시 시정조치 내용을 보면 공정위는 SM엔터테인먼트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조건을 설정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소속 연예인들과의 계약에서 손해배상과 계약기간 관련 조항을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공정위는 또 지난 2010년 12월 SM엔터테인먼트에 연예인, 연습생과 불공정한 전속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2009년 연예인의 전속 계약 기간을 7년으로 권장하는 표준계약서를 만들었고, 그 직후에 '동방신기 사태'가 터졌다.
그로 인해 SM엔터테인먼트는 전속 계약 기간을 데뷔 일로부터 7년으로 줄이고, 위약금 조항을 계약해지 당시를 기준으로 직전 2년간의 월평균 매출액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으로 바꿨다. 공정위는 이처럼 SM엔터테인먼트가 자진시정에 나선 점을 감안해 2010년 당시 경고처분을 내린 것이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가 전속계약을 자진시정하면서 연습생의 개별·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해외진출 등을 이유로 추가 3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적용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 공정위 "구체적인 사건 내용부터 파악해야"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3년 7월에도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2009년 소속사와 분쟁을 제기한 김재중·박유천·김준수가 동방신기를 탈퇴해 결성한 그룹 JYJ의 연예계 활동을 방해한 혐의다.
엑소 3인은 현재 최장 17~18년 계약 기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는 공정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들어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표준전속계약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계약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공정위는 그동안 연예인 전속계약 분쟁을 서울사무소 경쟁과에서 주로 처리해왔다. 이번 사건도 서울사무소 경쟁과에 배당된 상태다. 다만, 인기 K팝 그룹 멤버와 관련된 분쟁으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사건을 본부로 이첩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신고사건은 피신고인의 주된 사무소 소재지가 있는 지방사무소가 처리한다. 기업결합·부당지원·기관이첩 사건, 전국적 파급력이 있는 사건, 다발성 민원 등은 세종에 있는 본부에서 맡는다. 서울사무소와 본부가 협의를 통해 사건 처리 절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엑소 3인의 법률대리인 측은 공정위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앞서 두 차례에 걸쳐 행정처분을 내렸음에도 불공정한 계약 행위가 벌어진 사실을 신고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의 전속계약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준계약서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개별 조항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불공정 여부를) 살펴볼 수 있다"면서도 "사건 내용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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