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우리 시대별 흐름에 따른 곡들로 공연 구성
합창단원들의 독·중창으로 펼쳐지는 고품격 성악 콘서트
가곡에 담긴 이야기, 이금희 아나운서가 전하는 가곡의 매력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쁘띠 콘서트 '가곡시대'를 공연한다.
작다는 뜻의 프랑스어'쁘띠(Petit)'를 담은 쁘띠 콘서트는 서울시합창단(단장 박종원)이 2019년부터 선보인 프로그램으로 매년 가곡, 오페라 아리아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합창단원들의 솔리스트 기량을 선보이는 예술무대이다. 지난해에 이어 선보이는 '가곡시대'는 시(時)가 있는 무대(臺)를 뜻하며 쁘띠 콘서트 안에 '가곡'으로만 구성되는 시리즈이다.
이번 '가곡시대'는 100년의 세월을 품고 함께 해온 우리 가곡을 시대 흐름으로 풀어낸다. 공연 양일마다 연주곡이 다르며, 아나운서 출신 이금희가 해설자로 나선다. 서울시합창단 단원들의 독·중창 무대를 즐길 수 있는 '가곡 시대'의 입장권은 전석 4만원이며, 세종문화티켓에서 구매가능하다.
[사진=세종문화회관] |
세월을 품은 우리 가곡, 다시 짚어 보는 가곡의 흐름
가곡(歌曲)은 시와 음악이 결합된 노래장르로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술의 가장 근원적인 현상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시(時)를 근간으로 시의 내용과 정서에 맞게 곡을 붙인 가곡은 지난 세월 우리 사회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견디고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주었다. 이번 '가곡시대'에서 100년을 넘게 우리 곁에 함께 해온 여러 가곡들을 만날 수 있다. 가곡이전성기를 누리던 1980년대를 기준으로, 공연 첫날은 1930년대부터 1970년대, 둘째 날은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우리 창작 가곡을 연주하며 시와 곡에 담긴 우리 가곡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1925년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된 김소월 시 '못잊어'로 공연 첫 날 연주가 시작된다. 동일한 시를 작곡가 김동진(1957)과조혜영(2010)의 작품으로 각각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어 식민지 시대, 분단과의 전쟁, 그리고 이어지는 도시화를통한 실향민들의 마음을 울린 이은상의 연시조를 노랫말로 하는 김동진 작곡의'가고파'를 연주한다. 1932년에 발표된정지용 시에 채동선이 곡을 붙인'고향', 1947년 출간된 가곡집 산유화에 담긴 김소월 시의 '산유화'를 이현철의 곡으로관객에게 선사한다.
[사진=세종문화회관] |
1950년 가곡집 달무리에 수록된 조지훈 시에 윤이상이 작곡(1948)한'고풍의 상', 한상억의 시에 최영섭이 곡을 붙인'그리운 금강산'과 1969년 발표된'비목(한명희 시, 장일남 곡)'이 연주된다. 청산을 통하여 세상의 번뇌와 시름에 대한 고통을 승화시킨 곡이자 교과서에 수록된'청산에 살리라(김연준 시)'도 연주되어 국민 가곡으로 알려진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
공연 둘째 날은 일제강점기 시인 정지용이 1927년 발표한 시를 노랫말로 하여 대중 작곡가 김희갑이 작곡하고 성악가 박인수와 가수 이동훈이 함께 부른'향수(1989)', 서정적 그리움이 애틋한 '그리운 마음(이기철 시, 김동환 곡)'을 연주한다. 1990년 KBS FM '신작가곡'에 소개되며 대중에게 알려진'내 맘의 강물(이수인 작사, 곡/1981)', 희망찬 분위기로 시작해 시적인 가사에 세련된 멜로디를 더한 강 건너 봄이 오듯(송길자 시, 임긍수 곡/1992)'과 노영심의'시소타기(1995)'가연주된다.
작곡하는 경영학 학자이자 기존 한국가곡의 예술성(art)에 대중성(pop)을 가미하여 '아트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가는 작곡가 김효근 교수의'첫사랑(2011)'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푸쉬킨 시, 김효근 곡/2015)'등 창작가곡까지 폭넓게 우리 가곡을 감상할 수 있다.
아나운서 이금희의 친근한 해설과 방송작가의 스토리텔링
가곡만 듣는 것이 아니라 시와 곡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말하기를 테크닉이 아닌 태도로 접근하고자 노력하는유명 아나운서 이금희가 해설자로 특별히 참여하여 우리 가곡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우리 가곡의 말과 노래를글로 풀어낼 윤석미 작가(KBS Classic FM 노래의 날개 위에)의 참여도 눈여겨 볼만하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