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이름 유행에
사회안전성, 사상교양에 간부강습회
"효성⋅효심 같은 이름으로 개명 유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신생아의 이름을 지을 때 한국식을 쓰지 말라며 사상교양과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 지시문까지 내려 다은이와 슬기⋅예솔이 같은 이름을 쓰지 말 것을 강요하고, 대신 대홍이와 홍단이 효심⋅효성 등의 작명이 권장되고 있다는 게 대북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이 지난 2022년 10월 이 곳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미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 2일자 보도에서 "북한 주민들 속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어린이들의 이름을 갓 태어난 아기에게 붙여주는 현상이 유행하고 있다"며 "이에 사회안전성은 한국식 이름을 걸러내고 북한식의 이름을 적극 살려 쓸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지난달 말 간부강연회에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우리 식의 이름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며 "중앙(김정은)에서 아이들의 이름과 관련해 어떤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남조선식 이름을 걸러낼 데 대한 사회안전성의 지시문이 지난 5월 중순 각 시, 군 안전부 주민등록과, 인민위원회 사무처에 전달됐다"며 "지시문에는 다은⋅슬기⋅예솔이 같이 구체적인 이름까지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표적 산부인과 병원인 평양산원에서 530번째로 태어난 세쌍둥이가 15일 퇴원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2022.09.16 |
이런 움직임으로 볼 때 북한이 전 주민을 대상으로 이같은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 소식통은 "아침 독보 시간을 이용해서도 '위인들'(김일성⋅정일⋅정은)의 모범을 본받아 후세에도 부끄럽지 않게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이름을 지어주어야 한다는 내용의 사상교양이 여러 차례 진행됐다"고 전하고 있다.
소식통은 "지시문에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우리 식의 이름을 적극 살려 쓸데 대한 내용도 들어 있다"며 "남조선식 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하려는 부모들을 효성이, 효심이와 같은 우리식 이름으로 바꾸도록 유도하라는 내용도 있다"고 덧붙였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