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비상사태 종료로 국제선 정상화 기대
성수기 증편 속도…최대실적 LCC 출혈경쟁 우려도
일본 중심 항공권값 하락…유류할증료도 내려 부담↓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항공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증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하늘길을 닫았던 코로나 대유행(팬데믹)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국제선 운항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제주항공 등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저비용항공사(LCC)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역시 노선 정상화를 이어갈 예정이어서 고공행진했던 항공권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
◆ WHO 코로나 비상사태 종료 선언으로 국제선 정상화 기대감
3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기 증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코로나 대유행 종료 선언이 잇따르면서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일 코로나 비상사태를 종료하기로 판단한 데 이어 한국도 코로나 위기경보를 완화하고 방역조치 대부분을 해제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항공업계는 엔데믹(풍토병) 선언으로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항공편 증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 정상 운항을 목표로 이달부터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54개 노선을 운항하고 6월에는 증편을 확대한다. 세부 노선은 주 4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늘어나고 클락 노선도 매일 운항한다. 이스탄불, 울란바토르, 알마티 노선은 주 3회, 주 4회, 주 5회로 늘어난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7, 8월 일시적으로 운항을 늘린다. 삿포로, 오키나와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나고야 노선은 주 5회 외에 오후 항공편을 추가한다. 사이판 노선은 주 4회에서 주 7회로 늘리고 호주 노선은 매일 오후 운항 외에 오전 2회 운항을 확대한다. 베네치아 노선도 3년여 만에 주 1회 부정기성 항공편을 띄운다.
중국 노선도 방역 완화와 관광비자 재게에 맞춰 7월까지 청두 노선을 주 5회로 늘리고 하얼빈, 선전 노선을 주 4회로 증편한다. 연말까지 중국 노선 19개를 주 163회 운항한다는 목표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중장기 노선을 확대한다. 프라하 노선을 주 3회에서 4회로 늘리고 이스탄불 노선은 주 3회에서 주 5회로 확대한다. 울란바토르 노선은 주 6회에서 주 7회를 띄운다.
제주항공은 내달 일본 오이타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지난해 6월 취항한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이후 1년 만의 신규 정기 노선이자 제주항공 단독 노선이다. 티웨이항공은 홍콩 노선을 7월 14일부터 재운항하고 진에어는 여름 성수기 동안 부산~나트랑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 '0원 항공권' 등 LCC 출혈경쟁 우려도…항공권 가격은 낮아질 듯
다만 일각에서는 LCC 간 출혈경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주항공, 진에어 등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최근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여객 감소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증편에 속도를 내면서 항공편 수는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4만6494편으로 작년 같은 기간(2만1600편) 대비 2배 이상 늘었지만 향후 수요가 예상에 못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편 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6만6349편)에 비하면 아직 70% 수준이다.
항공편 증가에 수요 둔화가 더해지면 항공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기준 후쿠오카 노선은 10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졌고 간사이(오사카) 노선은 20만원 후반대 수준이다. 최근 에어서울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이용료만 내는 '0원 항공권'을 선뵈기도 했다.
항공권 가격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유류할증료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부담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한 단계 내려간 7단계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1만4000∼10만7800원으로 이달(1만6800∼12만3200원) 대비 소폭 내렸다. 아시아나항공은 1만4700∼8만5300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성수기에는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제선 정상화에 따라 항공권 할인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도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