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28일(현지시각)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인 최고선거위원회(YSK) 아흐멧 예네르 위원장은 국내외 투표함 99.43%를 개표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52.14%를 얻어 승리했다고 밝혔다.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7.86%를 득표했다.
예네르 위원장은 두 후보의 표차가 200만표를 넘어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됐으며, 최종 개표 결과는 오는 6월 1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식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표 시작 후 3시간여 만인 오후 8시15분께 지지자들에게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오늘 유일한 승자"라며 "8500만 국민 모두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리라화 가치 폭락, 21세기 최악의 재난 중 하나로 꼽히는 대지진 발생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번 선거가 정부 심판이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에르도안이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하면서 국제질서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 이단아의 장기집권으로 미국과 서방국엔 난처한 입장이 지속될 전망이며, 러시아는 경제협력을 지속하면서 서방의 제재 충격을 완화하는 등 숨통이 트이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이 공식 확정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이번 승리는 튀르키예 수반으로서 사심 없는 노력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립적 외교 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재선 확정으로 2028년까지 5년을 추가 집권하게 된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되면 추가 5년 재임 가능한 헌법에 따라 2033년까지도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이 경우 지난 2003년 총리로 시작한 에르도안의 집권 기간은 30년까지 연장되는 셈이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도심에 설치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선거 홍보물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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