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교육 운용병 임무 투입...무인항공기 파손 사고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법원이 지난 2019년 사단정찰용 무인항공기(UAV) 시험비행 사고로 인한 무인기 파손에 대해 재차 정부의 과실을 인정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2-3부(박형준 윤종구 권순형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대한항공 주식회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가 원고에게 11억3650만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한항공 보잉 787-9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5년 12월 방위사업청 산하 육군과 계약을 체결하고 사단정찰용 무인항공기(UAV) 시험비행 지원을 합의했다.
2019년 11월 방사청 산하 육군은 UAV 수락시험비행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운용 인원이 부족하자 관련 교육을 받지 않은 운용병 A씨를 임무에 추가 투입했다. A씨는 수락시험비행 도중 비행모드(발사) 인가가 나기 전 발사 버튼을 오작동했고 결국 해당 UAV는 정상 이륙에 실패하고 활주로 북단 둔턱에 충돌하며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은 이 사건 사고에는 군이 미계획 인원을 임무에 투입하는 등 절차 준수 미흡과 준비 여건 부족 등의 과실이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대한항공이 A씨를 투입하는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동의했기 때문에 대한한공 측의 과실도 존재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수락시험비행은 방사청 산하 육군이 주관하여 수행하고 그에 필요한 전담팀 역시 육군이 운영하도록 정하고 있던 점, 원고에게 관련 교육을 받지 않은 운용병 투입을 적극적으로 제지해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사고기에 대한 수락시험비행을 피고의 책임 하에 수행하기로 했으므로 그 과정에서 피고 산하 육군 소속 운용병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이상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이 사건 사고기를 수리하거나 복구하는데 소요된 비용 상당액으로 원고는 사고기 수리 및 복구를 위해 재료비, 노무비, 경비, 일반관리비 등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가 원고에게 11억3650만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이 사건 사고 당시 투입된 운용병은 원고의 운용자 양성 교육을 전혀 받은 바 없이 피고 산하 관계자들의 자체 교육과 판단만으로 임무에 투입됐다"며 "피고가 원고의 운용자 양성 교육에서의 지침과 절차 등을 제대로 준수했다면 이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대한항공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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