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한국 최초 페미니즘 퍼포먼스, 1960년 '쎄시봉' 음악감상실서 시작됐다

기사입력 : 2023년05월25일 17:07

최종수정 : 2023년05월25일 17:07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 26일 개막
1960~70년대 한국 실험미술 주요 작가 대표작 소개
국립현대미술관·구겐하임미술관 공동 주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최근에야 한국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1960~70년대 한국의 젊은 미술가들은 전위예술로 '여성주의'에 대한 고찰을 해왔다.

한국 최초의 페미니즘 퍼포먼스는 윤형주 등이 포함된 그룹 '쎄시봉의 음악감상실에서 이뤄졌다.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이 기획했고 정강자가 반누드인 상태로 풍선을 온 몸에 붙여 터뜨리는 과정을 퍼포먼스로 선보였다.

2023년의 누드 퍼포먼스도 쉽지 않은데 1968년에 누드 퍼포먼스는 '충격' 그 자체였을 거다. 당시 윤형주가 언론과 이 퍼포먼스에 관해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 퍼포먼스를 지켜본 한 관람객은 "여성의 신체가 건강한 것에 대한 큰 감동이 있었다"는 찬사도 보냈다. 사회의 금기를 깨는 실험적인 예술로 젊은 예술가들의 저항적 메시지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의 '투명풍선과 누드' 2023.05.25 89hklee@newspim.com

거침 없었던 그들의 젊은날은 실험적인 작업과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며 한국 근대 미술사의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1960~70년은 한국전쟁 이후 붕괴된 사회 시스템을 정비하기 위한 유례없는 근대화와 사회화가 이뤄졌던 시기다. 박정희 정부 체제와 해체가 모두 진행됐던 시기로 성장과 통제가 동시에 이뤄졌던 시대다. 정부의 사회 통제는 젊은 세대에겐 압박으로 통했고, 정치적 억압은 교류와 소통을 저해시켰다.

당시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은 '나'를 중심으로 예술의 의미를 모색하며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주장, 보수화된 기성세대의 형식주의에 반발하며 기존의 회화와 조각의 영역을 벗어나 오브제와 입체미술, 해프닝, 에벤트와 영화, 비디오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들을 전위적 '실험미술'의 이름으로 포괄하며 역도적인 사회 현상을 반영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근대화와 산업화의 국가 재건 시대에 청년작가 중심의 전위적 실험미술을 다룬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을 26일부터 7월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1960~7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낸 미술 작가들의 활동과 작품을 조망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의 '한강변의 타살' 퍼포먼스 2023.05.25 89hklee@newspim.com

한국의 1960~70년대 미술은 사회적인 혼란과 발전 속에서 젊은 미술가들의 사회를 향한 비판적 목소리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그룹과 활동이 펼쳐졌다. 신진 예술인 그룹의 활동과 이들을 연합해 개최한 '청년작가연립전'(1967)을 열며 기성 미술계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를 1970년대 초 설립하며 산업화된 환경과 문명을 주제로 반 미학의 일상성과 탈매체적 다양성을 추구했다. 전위미술단체 'ST(Space & Time)'을 결성해 한국의 개념미술을 정리하고, 사진, 사물, 행위, 이벤트 등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해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제8회 '파리비엔날레'(1973), 제13회 '상파울로 비엔날레'(1975) 등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전시의 문은 전강자가 1967년 '한국청년작가 연립전'에서 선보인 '키스미' 작품으로 연다. 치아가 다 드러나 보이는 입술을 거대한 석고로 만든 대형 입체 작품 '키스미'는 '여성주의'를 지향하는 작품으로 사회적으로 한정된 위치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치아 위에는 선글라스를 쓴 여성의 머리, 가정용 고무장갑, 유리 플라스크가 설치돼 있다. 당시 작가는 "우리는 사회, 정부에 의해 억압받고 있고 그들의 시선은 우리에게 쏠려있다"며 "'문제적'인 여성으로 치부되는 것이 너무 만연해 이러한 비난을 가시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태현의 '명' 시리즈 2023.05.25 89hklee@newspim.com

또 당시 회화가 주를 이뤘던 시기에 일상에서 쓰는 물건으로 설치 작품을 제작한 이태현의 작품들도 나왔다. '제2회 무동인전'에서 이태현은 '명(命)'이라는 제목의 연작 다섯 점을 선보였다. 국가의 강력한 명령에 의한 통제, 그리고 경제 성장을 위한 국민들의 달뜬 사명이 뒤섞인 역동적이었던 1960년대 상황을 반영한 작품이다. 방독면과 배낭 등을 이용해 베트남전 파병된 젊은이의 상황, 군사 정권의 상황을 담아 만든 '명1'을 비롯해 붉은 칠을 한 판자 위해 나열된 검은 공업용 고무장갑으로 산업사회를 상징하는 '명2' 등을 만날 수 있다.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의 '한강변의 타살' 퍼포먼스가 영상으로 기록돼 전시에서 선보여진다. 1968년 격전의 심사 비리가 터진 해에 이 세 작가는 현재의 양화대교인 제2한강교 밑에서 기성 세대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각자 스스로가 들어갈 무덤으로 구덩이를 파고 색 비닐 천을 몸에 감고 목만 내놓은 채 그곳에 묻혀 관객들에게 물세례를 받았다. 이것이 제목에 적힌 '타살'이다. 강수정 학예연구관은 이 작품에 대해 "기존에 있었던 해프닝들보다 사회성이 더 짙어진 특성을 보였다"며 "실험적 해프닝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에 대한 자각을 촉구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구림, '1_24초의 의미', 1969, 16mm 필름, 컬러, 무음, 9분 14초, ed. 2_8,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뉴욕 소장 © 김구림, 사진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제공 2023.05.25 89hklee@newspim.com

이 외에도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박현기가 CRT 모니터와 돌러 쌓아올린 돌탑 작품인 '무제(TV돌탑)',  신문, 사진, 행위의 요소를 결합해 신체성과 일상성을 탐구하며 기성의권위에 도전하는 개념미술을 선보이는 성능경 작가의 '사과'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미국 뉴욕의 솔로몬 R.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기획 및 주최했다. 이번 전시는 2018년부터 시작된 양 기관의 국제적 협력과 공동 연구가 실험된 결과물이다. 특히 한국실험미술의 대표 작가 및 작품, 자료를 국내외에 소개하는데 의의가 있다. 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과 안휘경 구겐하임미술관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는 작가 인터뷰, 작품 실사 및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이번 전시를 구현했다. 서울 전시에 이어 9월1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내년 2월11일부터는 LA해머미술관에서 순차적으로 전시가 개최된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