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 지속…1년 2개월만 3%대
PF 부실 우려·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
올해 성장률 전망 1.6→1.4% 하향 조정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한은)이 국내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자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6%에서 1.4%로 내렸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잡히는 분위기이나 경기 부진 우려는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지난 3월에는 금통위 통방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한은은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낮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경기 대응과 금융시장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때 5%를 웃돌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3.7%까지 내려왔다. 3%대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월(3.7%)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 3.7%로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5.25 ace@newspim.com |
한은은 국내 전기료 인상에도 물가 상승 둔화 흐름은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았을 때 한국전력 적자 증가에 따른 한전채 발행 증가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져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한은 시각이다.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진 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이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3%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 역성장(-0.4%)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수출은 지난 4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 부진으로 통관 기준 무역수지는 14개월째 적자가 이어졌다. 5월 수출 지표도 좋지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살얼음판인 상황도 기준금리를 유지한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사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는 커지고 있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연일 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재개는 금융시장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에 대한 당국의 강한 의지가 지속된다"며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신중한 통화정책 조정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내렸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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