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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미술관, '한국 미술 리더' 김환기와 함께 돌아왔다

기사입력 : 2023년05월15일 16:37

최종수정 : 2023년06월29일 18:25

김환기 40년 추상 여정 대규모 회고전
유화, 드로잉, 신문지작업, 조각, 스케치북 등 120여점 전시
'하나의 미술관, 두개의 장소'로 리움·호암미술관 통합 운영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섬인가? 점인가? 선보다는 점이 개성적인 것 같다."(1986년 1월2일)

"날으는 점, 점들이 모여 형태를 상징하는 그런 것들을 시도하다. 이런 걸 계속해보자."(1968년 1월23일)

김환기가 뉴욕에서 활동하던 때에 그의 일기장에 쓰여있던 기록이다. '김환기'를 놓고 이야기하면 블루, 그리고 전면점화, 추상을 빼놓을 수 없다. '우주'로 불리는 푸른색 전면점화 '05-Ⅳ-71 #200'이 김환기를 대표하는 추상이다. 추상으로 미술활동을 마무리 지은 김환기의 미술 인생 40년은 어떻게 꾸려졌을까.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달과 나무_1948_73×61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호암미술관] 2023.05.15 89hklee@newspim.com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인 호암미술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 미술가인 수화 김환기(1913~1974)의 작품 세계 전반을 들여다 보는 전시 '한 점 하늘 김환기(a dot a sky kim whanki)'를 18일부터 9월10일까지 선보인다. 회고전 형태이지만 전시는 김환기가 추상 세계를 펼치게 되는 과정을 반추한다. 파리시대, 뉴욕시대 등 시대를 비롯해 구상, 추상을 구분 짓지 않고 그가 추상 작품을 그리게 되는 과정을 유추해본다.

미술계서는 김환기를 한국 미술의 선구자로 인정하고 그의 예술활동에 대한 연구와 인물 탐구를 이어왔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김환기가 알려지게 된 것은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그의 작품이 작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다. 이번 전시는 대중도 쉽게 김환기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는 '추상 여정'이 될 전망이다.

전시는 김환기의 추상이 한국 전통에 근간을 두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는 한국 전통에 근간한 자신의 예술을 굳건히 지키고 한편으로는 미술 조류의 변화를 흡수하면서 집요하게 작업을 전개했다. 전시 초입에 걸어둔 '달과 나무'는 이번 전시를 축약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나무와 달, 그리고 자연과 인간, 예술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세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환기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호암미술관] 2023.05.15 89hklee@newspim.com

전시는 유화와 드로잉, 신문지작업, 조각, 스케치북 등 약 120점을 공개한다. 유족으로부터 받은 도자기와 화구, 10대 시절 김환기의 모습, 작가 수첩,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 등도 만날 수 있다.

전시 1부는 김환기의 예술이념과 추상형식이 성립된 193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 작업을 소개한다. 이 시기에 작가는 한국의 자연과 전통을 동일시하며 작업의 기반을 다지고 발전시켰다. 달과 달항아리, 산, 구름, 새 등이 모티프가 돼 그림의 주요 주제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조선 백자 '달항아리'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항아리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김환기의 작품들이 대거 전시돼 흥미롭다. 산 위에 달항아리를 그려넣은 '백자와 꽃'은 김환기가 1944년 김향안 여사와 결혼 후 그린 그림이다. 달항아리와 산을 동일시한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김향안 여사와 결혼하면서 수양산방과 관련한 그림을 자주 그렸는데, 수양산방의 괴석을 추상화해 달항아리를 그린 '달빛교향곡'도 김환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조선 백자를 '달항아리'로 명명한 김환기의 이야기, 그리고 김환기를 '한국미술의 리더'로 칭하는 이유로 풀이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 점 하늘_김환기 전경 1부 달항아리©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호암미술관] 2023.05.15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 점 하늘, 김환기 전경 2부 거대한 작은 점©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호암미술관] 2023.05.15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를 담당한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초반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 '산'을 통해 김환기의 추상 여정을 유추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태현선 실장은 "칼라 도판의 '산'은 작가의 점화 그림으로 작가로선 익숙한 기법"이라며 "이 당시가 그의 작업이 점화로 발화한 지점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론도'(1938)는 물론, 김환기 특유의 한국적 추상의 서막이라 할 수 있는 '달과 나무'(1948), 도자기가 빼곡한 성북동직 작업실 나무선반을 연상시키는 '항아리'(1956), 시간을 초월한 자연과 예술의 영원성을 표현한 '영원의 노래'(1957), 전통미술양식과 점화의 씨앗이 함께 공존하는 '여름달밤'(1961) 등이 전시된다.

특히 작가의 유일한 벽화대작 '여인들과 항아리'(1960)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바견되 작가 수첩을 통해 제작연도가 1960년도임이 확인됐다.

2부는 김환기가 뉴욕 이주 이후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한국적이면서도 국제 무대에서 통할 새로운 추상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야상곡'이란 작품은 작가가 뉴욕으로 이주해 처음 그린 작품으로, 붓이 아닌 나이프로 작업했다. 작가는 이 작업을 마치며 "나는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 붓으로 작업하는 것이 좋다"며 붓으로 '야상곡'을 새로 그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5–IV–71 #200_1971_254x254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호암미술관] 2023.05.15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호암미술관 로비 [사진=호암미술관] 2023.05.15 89hklee@newspim.com

전시장에는 뉴욕 시기 초기까지 이어지던 풍경의 요소를 점과 선으로 흡수해 추상성을 높이고 다채로운 점, 선, 면의 구성으로 수많은 작업을 시도한 끝에 점화에 확신을 얻고 1969년과 1970년 사이 전면점화의 시대를 보여준다. 달과 산 등 풍경요소들이 선과 점, 색면으로 대체되는 '북서풍 30-Ⅷ-65'(1965), 김환기의 점화를 처음으로 알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Ⅳ-70 #166'(1970), '우주'라는 별칭으로 사랑받고 있는 '5-Ⅳ-71 #200'(1971) 등이 소개되며 작고 한 달 전 죽음을 예감한듯 그린 검은 점화 '17-Ⅵ-74 #337'(1974)로 전시는 마무리된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호암미술관이 1년 반 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문을 여는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김환기 회고전을 필두로 호암미술관은 고미술과 국내외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전 및 소장품 특별전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하나의 미술관, 두 개의 장소'로서 전시 및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기획, 운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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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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