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가상자산 우수 수사서류 선발대회' 열어
유사수신‧자금세탁 등 가상자산 범죄 증가 영향
지난해 비트코인 범죄수익 보전액 9900% 증가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경찰이 가상자산(코인) 관련 우수 수사관을 대상으로 포상을 실시한다. 최근 가상자산(코인) 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피해 규모도 커지면서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가상자산 우수 수사서류 선발대회'를 열고 오는 19일까지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평가대상은 가상자산 수사에 필요한 서류로, 이달 말까지 심사를 거쳐 6월 1일에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 결과가 공지될 예정이다.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 수사서류를 선정한 후, 현장 수사관들의 자문을 거쳐서 수정돼 전 수사부서에 배표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유사수신, 자금세탁 등 각종 범죄들이 나날이 증가하면서 수사관들의 정보 공유와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포상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인과 관련된 굵직한 범죄와 의혹들이 쏟아지면서 가상자산 범죄수익 보전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경찰청의 비트코인 범죄수익 보전(처분금지)액은 1445억원으로 전년대비 9900%가량 증가했다. 2021년의 14억5000만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 보전액의 경우 지난 2021년 76억원 상당에서 93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등 가상자산 보전액은 지난해 전체 경찰청 보전 재산에서 35%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 이경우 씨(왼쪽부터)와 황대한 씨, 연지호 씨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4.09 mironj19@newspim.com |
지난 3월 발생한 '강남 납치 살해' 사건의 원인도 코인 투자가 배경이 됐다.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지난 2020년 10월 피해자의 권유로 가상화폐 '퓨리에버코인' 1억원 상당을 구매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3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듬해 초 퓨리에버코인 가격이 폭락하며 큰 손실을 입었고, 이경우씨 등에게 피해자를 살인하라고 교사한 혐의(강도살인 및 강도예비죄)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또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는 코인 투자를 맡기고서 자신이 정한 수익률에 맞춰 돈을 입금하라며 폭행하고 협박해 거액을 뜯은 혐의(상습공갈·특수상해 등)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
최근 경찰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60억 코인'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가상자산의 한 종류인 위믹스를 80만여개를 보유하다 2월 말에서 3월 초 인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찰청은 업비트 등 5대 가상자산거래소와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 공조 및 피해 예방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소나 가상자산 전문가들이 담당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하고 있고, 작년에는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인 체이널리시스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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