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키즈카페 활용…교육청 비협조"
교육청 "폐교 활용 방안 있어, 발표는 아직"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서울시가 학교 내 유휴 및 폐교 부지 활용을 두고 시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서울시 교육청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관련 사업 개발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교육청은 시청이 학교장과 직접 협의할 사항이며 폐교 활용 계획은 발표할 시점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뉴스핌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는 학교 내 유휴부지 활용을 두고 시 교육청에 '키즈카페'로 용도 변경을 요청했지만 시 교육청이 해당 요청에 대해 미온적으로 반응하며 관련 자료를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폐교된 서울 광진구 화양 초등학교. [사진=뉴스핌 DB] |
서울시 관계자는 "시 교육청에 학교 내 빈 교실을 비롯해 폐학교에 키즈카페를 만들면 어떻겠냐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라며 "교육청에 유휴부지 관련 자료도 요청했지만 주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 교육청은 학교 유휴부지의 경우 학교장과 직접 논의해야 하는 사항이라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내 시설은 학교장 재량으로 운영되는 재산으로 돼 있어 시 교육청이 함부로 나설 수 없다"면서 "서울 시내 학교에 빈 교실도 많지 않고 대부분 교내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조사를 따로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휴 부지를 활용하고 싶으면 시청이 학교장과 직접 협의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시 측은 폐교 부지가 활용되지 등 '놀고 있는 땅'이 있음에도 교육청이 별다른 계획을 발표하지 않는 상태에서 협조 요구도 응하지 않아 답답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육청이 입장을 밝히거나 피드백을 주면 되는데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아 마냥 기다리는 상태로 사업이 멈춰 있다"고 했다.
실제 서울 시내 폐교는 2023년 광진구 화양동 화양초등학교, 2020년 강서 가양동 염강초등학교·공진중학교 총 3곳이 있지만 현재까지 활용되고 있거나 시 교육청이 관련 활용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부지는 한 곳도 없다.
또 다른 시 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3곳에 대한 활용 계획은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할 단계가 아닌 상태"라며 "주민 협의 등 시일이 걸리는 일이지 않냐"고 말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13곳이 폐교한 경기도는 1곳은 매각 결정, 9곳은 활용 계획을 이미 밝혔다. 같은 해 기준 7곳이 폐교한 부산은 1곳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매각과 대부 결정을 내리는 등 활용 계획을 알린 상태다.
이 때문에 서울시 교육청만 폐교 부지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어 사회적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도시재생 전문가인 김석호 경남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학교는 예전부터 지역 중심에 있어 주민이 모이기 좋은 장소"라며 "고령화되는 일본은 실버타운처럼 쓰거나 지역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이용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부산 진구에 있던 한 초등학교는 폐교 후 전체 시민 대상으로 하는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라며 "학교가 지리적으로 좋은 땅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빨리 개발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