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간호법 제정안을 두고 의료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간호사 단체가 이번 제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시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하자 이에 맞서 보건의료연대도 오는 11일 단축 진료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간호법 제정을 위한 단식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09 hwang@newspim.com |
◆ 대한간호협회 단식돌입 선언..."간호법 공포 촉구"
대한간호협회(간협)는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법 재정을 위한 단식돌입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경 간협 회장은 "이번 간호법 제정은 세 번째 국회 입법 시도 끝에 본회의 의결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며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면서 그간의 과정을 모두 물거품으로 돌리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의 간호법 반대 이유에는 의료계 갈등 발생으로 협력이 저해된다는 이유 하나 뿐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간호법 반대단체 의견만을 반영한 간호법 중재안을 강요하고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되자 토론조차 하지 않고 퇴장했다"고 주장했다.
탁영란 간협 제1부회장은 "대통령님께 간호법이 최종적인 법률로 확정될 수 있도록 공포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전국 16개 시도 지역별로 총선기획단을 출범해 전국 50만 간호사와 12만 예비간호사가 1인 1정당에 가입하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과 탁 제1부회장을 비롯해 김숙정 간협 대의원총회의장, 윤원숙·이미숙 간협 이사, 박남희 부산광역시간호사회장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대한간호협회 회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
◆ 보건의료단체, 대규모 2차 파업 예고 "간호사만 특혜"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3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들이 간호법 제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5.09 hwang@newspim.com |
한편 이날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13개 보건의료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도 2차 파업을 앞두고 대통령실 앞에서 반대시위를 이어갔다.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간호법이 시행되면 간호사들은 병의원을 떠나 지역사회 돌봄사업에 참여하면서 의사 지도 없이 의료행위를 하게 된다"며 "수많은 1차 의료기관들이 간호사들의 돌봄센터와 경쟁하게 돼 경영난에 시달리고 2차, 3차 의료기관들은 인력난으로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보다 규모나 영향력 등에서 힘이 없는 약소직역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간호법은 간호사만 특혜를 받고 힘없고 소수인 직역들을 말살하고 피눈물 나게 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난 1차 투쟁(3일)에 이어 오는 11일도 부분파업 형태의 2차 투쟁을 실시한다. 1차 파업 당시 간호조무사 위주로 1만명이 참여했다면 2차 투쟁 땐 치과 휴진과 단축 진료로 2만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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