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마하티르 모하맛(98)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미국이 의도적으로 양안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최근 중국 환구시보와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자리에서 "미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을 도발해서는 안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환구시보가 8일 전했다.
그는 "지난해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일종의 도발로, 이로 인해 양안 갈등이 고조됐다"면서 "중국이 군사력을 끌어올리고, 대만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양안긴장의 수혜자임을 의미한다"라면서 "양안 긴장이 없었다면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팔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미중간 대결은 서로간에 득이 되지 않으며, 우리는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국력을 적대관계에 쓰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아세안 재무장관들이 만나 달러 의존도를 줄이자는 논의를 한데 대해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미 많은 나라들이 달러 거래를 축소하고 있다"며 "오늘날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내가 오래전에 제안했던 동아시아 무역 통화 건설이 지금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이데올로기를 택할 것인지는 그 나라 내부 문제이며, 모든 나라가 자신에게 맞는 거버넌스를 갖는 것이 허용되야 한다"며 "말레이시아는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세계 모든 나라와 친하게 지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그는 "중국이 위기 국면에서 '평화협상을 통한 위기해결'이라는 과거와는 다른 전혀 새로운 역할을 맡고 있다"며 "중국은 세계에서 평화와 무역,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25년생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를 지냈다. 이후 2018년에 다시 총리직에 올랐으며, 2020년2월 사임했다.
화상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사진=환구망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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