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대규모 투자로 현지 입지 확충
아시아 증시 최대 40% 하락에도 성장세
금투협 "국내 증권사 현지 진출 방안 모색"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증권업계가 인도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인도현지 법인에 2000억원을 투자했고 경쟁사들도 현지 투자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인도 시장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성장세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한다. 또한 올해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이 현지 진출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래에셋 본사 사옥의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인도 법인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투자는 2018년 이후 5년 만의 증자로, 인도 법인의 자본금은 3563억원에서 56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현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이 같은 투자는 인도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아시아 증시가 30~40% 빠지는 동안에도 인도 증시는 하락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체력도 보여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6.1%로 추정된다.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펀드에도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25개의 인도 펀드에 지난 1주일 사이 설정액이 1201억원 증가했다. 19개 국가 펀드 가운데 자금 유입이 가장 두드러진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은 최근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되면서 순자산이 1813억원으로 불어났다. 키움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업들의 성장과 정책적 지원 등으로 인도 주식시장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 증대돼 자금 유입이 앞으로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인도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TIGER 인도니프티50 ETF'를 지난 14일 신규 상장했다. 이 ETF는 인도 경제를 이끄는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인도거래소(NSE) 상장 종목 가운데 유동비율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개 종목을 편입한다.
다만 국내 금융투자업계 진출이 수월한 편은 아니다. 현재 미래에셋 외에 인도 현지에 뿌리를 내린 곳은 손꼽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재 인도를 진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도 "현지에서 규정한 법인 구축 인허가 허들도 높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는 금투업계의 현지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와 간담회를 열고 양국의 금융 투자 산업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올 1월 취임한 서 회장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며 유망한 시장에 '인도'를 거론했다.
인도 주 정부와 지방 정부 등 현지 진출을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 정부와 지방 정부 등 각기 다른 법안과 현지 진출에 필요한 중요한 인프라 구축이 없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인도만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지속하면서 인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금융사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부족하고, 해외 기업에 대한 진출을 막고 있는 것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