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당장 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부터 직격탄"
김민석 "국민투표 준하는 민심 확인 절차 거쳐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조건부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당장 공식 철회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방미를 앞두고 또다시 우리나라와 국민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20 pangbin@newspim.com |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우리가 물자와 인도적 지원 원칙을 고수한 이유는 국익과 안보를 최우선에 놓고 외교적·경제적 실리를 철저히 따진 결정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이 원칙을 하루아침에 허물어 버린 윤 대통령 발언은 사실상 '제3국 전쟁 관여도 가능하다'는 말과 같다"며 "군사적 지원이 시작되면 당장 우리 기업부터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는 우리 기업만 현대차, LG전자, 삼성전자, 팔도 등 160여개가 넘는다"며 "외교안보 문제일수록 제발 신중을 기하라고 촉구했건만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를 국민적 공감대, 심지어 국회의 동의도 없이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이런 문제일수록 국민에게 가장 먼저 알리고 설득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은 안전보장 및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입법 사항에 관한 조약, 국군의 외국 파견 등은 국회 비준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익과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정부의 일방적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부연했다.
김민석 당 정책위의장도 "미국·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직접 개입하지 않는 전쟁에 뛰어들겠다고 러시아 같은 인접 국가와 적대 관계를 자초하는 무지한 대통령은 처음"이라고 일갈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실언이 아니라면 전면 실격이고 완전 무자격"이라며 "미국과 얘기가 된 발언이라면 미국도 윤 대통령도 용납될 수 없고 알아서 긴 선제적 굴종이면 취소하고 러시아에 공식 해명하고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쟁 지역에 군사 지원 불가능을 견지한 역대 한국 정부의 원칙을 깨는 이번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언급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자초한 최대의 국가적 중대 사안"이라며 "헌법 정신을 감안할 때 국가 중대사에 관한 국민 투표에 준하는 민심 확인을 거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매를 자초하는 언행을 중단하지 않으면 거부권 행사를 능사로 아는 윤 대통령의 자격 자체를 국민이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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