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원가성 예금 이탈로 조달비용 상승
당국 요구·수요 감소로 대출금리 하락
역할 확대에 올해 NIM 하락 지속 전망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은행권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이 전 분기보다 3%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대출금리 인하를 강행한 결과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6개 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자이익은 전 분기 보다 3%포인트(p) 감소할 전망이다.
지방은행을 포함한 국내 8개 상장 은행의 이자이익은 전 분기 보다 0.07%p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 분기 대비 4대 은행별 순이자이익 감소폭을 살펴보면, 국민·우리은행이 2%, 신한·하나은행이 4% 하락할 전망이다.
가계대출 수요 감소에 따른 대출성장세 부진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49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은 작년 9월 이후 11월까지 계속 줄다가 12월 3000억원 늘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석 달째 하락하고 있다.
대출 벤치마크 금리는 1분기 중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 분기 예금상품 만기 전 중도해지 건수 증가에 따른 조달금리 방어 효과가 소멸한 가운데, 단기채 연동 비중이 높은 은행들 중심으로 높은 NIM 하락폭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이 크게 줄면서 조달비용은 늘어난 데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력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4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저원가성 예금)은 504조30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조5000억원 가량 줄었다. 금리 수준이 0.1~0.2%대로 낮은 저원가성 예금이 많을수록 저렴한 비용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유리하다.
은행권의 수익성지표인 NIM 하락은 올해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권의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원금 상환 유예, 대출 만기 연장을 비롯한 제2금융권 대환대출 지원 등 사회적 역할이 확대하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5~6월엔 예금상품 중개서비스도 실시된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지난해 말부터 은행권에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갔다. 게다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에 이어 이달 11일에도 기준금리를 현행 3.5%로 동결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할 전망이다.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은행의 6개월·1년 변동금리 대출의 준거금리인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3개월 연속 하락해 올해 2월 3.53%까지 내려왔다. 다음 주 발표되는 3월 코픽스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이 가계대출 금리 인하, 소상공인 금융 지원 등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기존엔 2023년 은행 연간 NIM은 전년대비 평균 0.02%p 상승할 것으로 가정했지만, 이젠 0.03~0.04%p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