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유 "의장에 사퇴 위임...적절히 조치"
남은 2명의 사외이사도 나가는 수순 될 듯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KT가 초유의 대표이사 공백 사태에 이어 이사진 공백 사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며 내정 20일만에 후보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김대유 KT 사외이사 역시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선 남은 2명의 사외이사 마저 사퇴 수순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대유 KT 사외이사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의장에게 사퇴를 위임했다"면서 "상황을 봐가며 적절히 조치해 달라고 의장께 사퇴, 사의를 표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머지 유희열, 김용헌 이사의 사의 표명 여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KT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내외 이사는 총 8명이다. 12월말 까지만 해도 10명이었지만, 지난 1월 자리에서 물러난 이강철 KT 사외이사에 이어 지난 6일엔 사외이사 벤자민 홍 역시 사의를 표하며 이사진은 8명이 됐다.
이 가운데 31일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5명으로 구현모 KT 대표이사(사내이사), 윤경림 KT 사장(사내이사),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사외이사), 표현명 사외이사, 여은정 사외이사 등이다.
3명의 사외이사만 임기가 남은 상황에 김대유 사외이사가 사의를 표하며 KT에는 유희열 사외이사와 김용헌 사외이사만 자리를 지키게 됐다.
KT 내부 관계자는 "김대유 뿐 아니라 두 명의 이사들도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얘기가 있고, 유희열 이사의 경우 좀 남아서 행정절차를 처리하고 나가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는 얘기가 들린다"고 귀띔했다.
김대유 사외이사의 경우 각각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쳤고, 유희열 사외이사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으로 전 정부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임기가 남아있는 3명의 사외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한편 이번 주총에서 KT 사외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지 못 할 경우, 초유의 이사 공백 사태를 맞이해 회사의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주체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영방송에서 이사들을 먼저 싹 교체하고 사장을 추천하거나 해임 건의안을 냈듯이 KT 역시 이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모습"이라며 "결국 식물 대기업으로 만들어 본인이 원하는 사람들로 교체하려는 단계"라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