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690개 ETF 중 삼성·키움자산운용 등 2개...비중1% 내외
"'뱅크데믹' 진정될 때까지 상품 종목구성에 금융주 보수적 접근할듯"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은행 위기설'이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거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로까지 번지며 이른바 '뱅크데믹(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은행 위기설이 불거질 때 마다 국내 자금의 투자 규모, 피해 수준 등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독일 당국의 발 빠른 대처로 위기가 진정되기는 했지만도이치방크에 대한 투자 규모 여부에도 관심이다.
28일 코스콤 정보 플랫폼 'ETF CHECK'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전체 690개의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도이치방크 관련 종목에 투자한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선진국 MSCI WORLD'과 키움자산운용의 'KOSEF 독일 DAX' 등 총 2종이다.
도이치은행 로고. [사진=블룸버그] |
KODEX 선진국 MSCI WORLD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5038억원으로 이중 도이치뱅크의 비중은 0.03%(1억5100만원)이다. KODEX 선진국 MSCI World ETF는 전세계 23개 선진국의 중대형 1500여개 종목을 시가총액 순으로 지수에 반영해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도이치방크가 독일 최대 은행인 만큼 이 상품의 종목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도이치방크가 유럽 대표 기업중 한 곳이기 때문에 유럽지수(인덱스)를 포함하는 이 펀드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면서 "비중(0.03%)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품인 KOSEF 독일 DAX은 국내 최초의 유럽 단일국가 투자하는 상품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2021년 12월22일 출시했다. KOSEF 독일 DAX의 시가총액은 73억3900억원이며 이 가운데서도 도이치뱅크 비중은 1.58%(1억1600만원)으로 미미했다.
국내 운용사들은 미국, 중국 등에 집중된 투자를 하고 있어 유럽의 비중은 매우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처 다양화를 위해 유럽에도 투자를 하고 있으나 직접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해당 규모를 알기는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볼륨이 미국에 비해 크지 않고 비중도 낮아 SVB 파산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투자 시장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지금의 분위기가 다른 금융사로 확산될 지 여부인데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4월까지는 시장의 불안심리가 미국과 유럽, 이를 넘어 아시아까지 확산될지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도이치방크 위기설이 불거지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를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이치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이라며 "그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적극적인 태도로 진화에 나섰다.
다만 '뱅크데믹'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금융주에 대한 경계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뱅크데믹' 우려가 사그라들 때까지 운용사들이 ETF 상품 종목을 구성할 때 금융주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