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인도 재벌기업 아다니 그룹과 미국 전기차 업체 니콜라를 공격해 막대한 피해를 준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이번에는 미국 핀테크 기업 블록(Block, 전 스퀘어)을 표적으로 삼았다.
유망 기업들의 부정을 파헤치는 보고서로 '공매도 저승사자'로도 불리는 힌덴버그는 블록이 범죄 행위를 방조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크게 부풀렸다고 폭로했다.
고민에 빠진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2023.04.14 kwonjiun@newspim.com |
힌덴부크르 리서치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의 조사 결과 블록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캐시앱(Cash App)'이 은행 계좌가 없는 고객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이들 계좌 없는 고객들의 상당수가 범죄나 불법 활동에 연루돼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회사의 전 직원들을 인용해 40%~75%가 넘는 계정이 가짜 계정이며, 사기 또는 중복 계정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블록이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전략적으로 무시해 캐시앱의 사용자 기반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한덴버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짜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캐시앱 카드를 신청했는데, 신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카드가 우편으로 도착했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코로나19 기간 블록을 통해 지급된 연방 정부의 경기부양 현금(stimulus check)도 문제 삼았다.
당시 블록 측은 은행 계좌없이도 신속히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선전했고, 실제로 캐시앱을 통해 상당한 금액의 경기부양 현금 지급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후 일부가 부정 지급으로 확인되며 워싱턴 등 일부 주 정부가 지급된 부양금 회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직 직원을 인용해 워싱턴주가 2억달러(한화 약 2568억원), 애리조나주가 5억달러(6420억원) 환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블록이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 측은 해당 보고서와 관련한 미국 CNBC의 인터뷰 응답에 응하지 않았으며, 이날 뉴욕 증시에서 블록(종목명:SQ)의 주가는 11%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블록은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가 만든 모바일 결제 업체로, 지난 2021년 스퀘어에서 블록으로 사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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