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발행 달러채권 디폴트되며 금융사들 적자 전환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건설사들의 채권 디폴트 영향으로 중국 금융기관들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인 광다(光大)홀딩스, 교통은행국제, 흥업증권 등의 채권부와 국제금융부서 직원들이 구조조정되고 있다고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가 23일 전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광다홀딩스는 지난해 77억홍콩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교통은행국제도 지난해 30억홍콩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흥업증권국제도 3억홍콩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홍콩증권업협회가 회원사들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홍콩 소재 증권사들의 약 70%가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증권사들은 대부분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국제투자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중국본토의 증권사들은 투자했던 채권의 평가손실 혹은 보유자산 처분으로 인한 손실확정 등의 원인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체는 이로 인해 증권사들의 국제투자부서나 채권부서의 직원들이 속속 퇴직처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들의 적자 전환 원인으로 중국 건설사들이 홍콩 금융시장에서 발행한 달러채권이 지목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건설사들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규제가 느슨하며, 발행 절차가 간단한 홍콩 금융시장에서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해 비교적 손쉽게 자금을 조달했다.
건설사가 발행한 달러채권은 중국 금융기관들에게 매년 7% 안팎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효자 금융상품'이었다. 하지만 2021년 연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디폴트 사태 이후 중국 건설사들의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채권 디폴트가 급증했다.
블룸버그가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직전 12개월간 34개 중국 건설사가 발행한 309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이 디폴트처리됐다. 헝다그룹의 경우 2021년말 채무불이행 이후 아직까지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채권단이 제기한 채무상환 소송이 진행중이다.
쥐펑(巨豊)투자측은 "기관투자자가 경제상황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이에 적기 대응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한 은행원이 달러를 세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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