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국제부장 = 최근 국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본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을 '윤氏'로 호칭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을 '씨'라고 호칭하는 것은 일본이 한국을 얕잡아 보고 한국의 대통령을 하대하는 것이라는 게 논란의 요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윤 대통령을 '윤씨'라고 부르는 것을 하대라고 볼 수는 없다. 일본 언론에서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해서도 '바이든씨' '시씨'라고 호칭하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역시 '푸틴씨'다.
[요미우리신문 캡처] |
일본 언론들의 최신 기사를 통해 확인해 보자. 요미우리신문은 23일자 '欧米主導の国際秩序に「共に対抗」 (구미가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함께 대항')'이라는 기사에서 'ロシアを訪問していた中国の 習近平シージンピン 国家主席は22日、ウクライナ侵略後初となる訪露を終えた。(러시아를 방문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22일,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으로 방러를 마무리했다)'고 썼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 문장에서는 '習氏とプーチン大統領は、経済や金融、安全保障など包括的な分野で協力を強化する共同声明に署名し(시씨와 푸틴 대통령은 경제와 금융, 안보 등 포괄적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공동성명에 서명하고)'라며 시씨라고 호칭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 다음 언급에서는 'プーチン氏は共同記者発表で、侵略の継続を正当化する考えを示した。(푸틴씨는 공동기자 발표에서 침략의 계속을 정당화할 생각임을 나타냈다)'며 푸틴씨로 불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23일자 '米中、秩序の支配争う局面に(미중, 질서의 지배 다툼 국면에)' 기사에서 'バイデン氏は2022年7月のサウジ訪問でこう宣言したが(바이든씨는 2022년 7월 사우디 방문에서 이렇게 선언했지만)'이라며 바이든씨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같은 기사에서 시 주석에 대해서도 '習氏はロシアの侵攻を批判しない(시씨는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지 않는)'이라며 시씨로 쓰고 있다.
아사히신문 역시 마찬가지다. 23일 '電撃、公表 キーウ訪問、首脳の対応は?(전격, 공표 키이우 방문, 수뇌의 대응은?)' 기사에서 '地元メディアなどがバイデン氏の訪問情報を報じ始めた。(현지 매체 등이 바이든씨의 방문 정보를 보도하기 시작했다)'며 바이든씨라고 호칭했다.
곁들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ゼレンスキー氏との会談がキーウで始まったことを(젤렌스키씨와의 회담이 키이우에서 시작됐다는 것을)'이라며 젤렌스키씨로 쓰고 있다.
일본에서 '氏'라는 표현은 존칭을 나타내는 'さん(상)'이나 'さま(様, 사마)'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각국의 정상은 물론 기업인이나 학자 등 유명 인사들에 대해서도 흔히 씨로 호칭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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