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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노동시장 급랭..."주문 감소" 이유 해고 속출

기사입력 : 2023년03월17일 09:49

최종수정 : 2023년03월17일 09:49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가죽신발 제조공장은 지난달 말 1~2년 단기계약 노동자 2000여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들을 위한 위로금 등 보상계획도 없다. 지난해 말부터 주문량이 70% 이상 급감해 인원을 감축할 할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이 회사의 노동조합 관계자는 "6000명에 달하던 노동자가 절반 수준으로 줄게 됐다"며 "장기계약을 맺은 노동자들도 앞날을 알 수 없다"고 걱정했다.

호찌민에 있는 한 전자부품 회사는 근로자 80여명을 지난달 말 해고했다. 이 회사의 노동자 트란 킨 푸엉(25·여)은 "기본급 상당의 위로금 600만 베트남동(VND)을 줄 테니 나가라고 했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베트남 노동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해고 또는 고용 불안에 놓인 근로자가 5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베트남노동총연맹이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50개 성·시 13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시해고(5만여 명) 등 노동자 54만7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 단축을 경험했다.

이 기간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답한 노동자는 36개 기업 5979명이었으며, 밀린 임금만 총 740억 베트남동(VND)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와 의류, 신발, 목재업 등에서 고용 불안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호찌민, 롱안(Long An), 떠이닌(Tay Ninh), 동나이(Dong Nai), 빈즈엉(Binh Duong), 안장(An Giang) 등 주로 남부지방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컸다.

호찌민시 사회보장국은 올 1~2월 노동자 수가 3만6000명 이상 급감했다고 밝혔다. 호찌민시 고용서비스센터도 이 기간 1만6300여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으며, 연내 그 수가 14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우려했다.

베트남 가죽·신발·핸드백 협회 판티 타인쉬안 부회장은 "2000개 이상의 회원사가 150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지만, 주문량이 평균 30% 감소해 대부분이 인력을 감축해야 할 상황"이라며 "6, 7월 수주가 안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찌민=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푸위엔 베트남 직원들이 퇴근하는 모습.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2023.02.20 simin8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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