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구속기소된 김만배...다음달 5일 1차 공판 진행
390억원 은닉 혐의...농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
침묵 지키는 김만배...혐의 입증에 어려움 예상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얻은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재판이 다음달에 시작된다. 재판에서 대장동 사업 수익 흐름이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김상일 부장판사)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 대한 1차 공판을 다음달 5일에 진행한다.
김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 등으로 지난 8일 구속 상태에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자금 은닉을 위해 관련 수익을 수표 또는 소액권으로 재발행·교환한 뒤 차명 오피스텔에 보관하거나 다른 사람의 계좌에 보내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1년 9월 경 인테리어 업자인 지인 김모 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치고 불태우도록 하고 지난해 12월에는 대학 동창 박모 씨에게 142억원 상당의 수표를 대여금고와 직원 차량 등에 숨기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2021년 7~10월 수사기관의 추징보전에 대비하고 시세차익 등 부동산 투기를 위한 목적으로 영농경력을 허위로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농지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서울=뉴스핌] 최승주 인턴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3.02.17 seungjoochoi@newspim.com |
김씨의 은닉 혐의 재판이 본격화되면서 재판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 수익 흐름도 명확히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장동 사업 수익 흐름은 김씨의 혐의 뿐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소,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 이른바 '428억 약정설'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도 연결된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김씨를 재구속한 이후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와 대장동 사업 수익 흐름 전반에 대해 강도높은 보강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김씨는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대장동 수익과 관련해서 키맨으로 꼽히는 것은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들에게 돌아간 이익 중 가장 많은 몫인 약 1208억원(30%)을 천화동인 1호가 가져갔는데 김씨는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하고 있기에 그렇다. 또한 428억 약정설도 천화동인 1호 지분을 바탕으로 약정이 맺어진 것이기도 하다.
비록 2021년 10월 대장동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개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되며 실소유주 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천화동인 1호 등 대장동 수익 흐름에 있어 김씨의 역할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재판 이전까지 김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재판 이후에는 법정에서 김씨의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김씨가 지난 2019~2021년 경기 여주시 한 사찰에 16억6500만원을 기부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 자금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돈세탁 가능성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씨는 순수한 목적의 기부였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김씨가 그동안 수사에서 침묵을 지켜온 만큼 혐의와 관련한 진술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은닉 자금이 대장동 수익에서 나온만큼 수사가 진척되면 대장동 관련 의혹들과도 연결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김씨가 그동안 검찰 수사에서 침묵을 지켰던만큼 재판에서도 의미있는 진술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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