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조선업 임금 자체 줄어...중장기 대책 필요" 주장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조선업 협력업체가 노동자를 채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조선업 상생패키지 추진계획에 대해 조선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다만 당장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잔고가 3년치 이상이 확보된 만큼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월 9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선박건조 현장을 방문하여 우제혁 대우조선해양 소장(부사장)으로부터 회사 운영연황 및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선박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조선업 상생 패키지 지원사업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는 지난달 조선업계가 노동시장의 원하청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체결한 상생협약을 뒷받침하는 세부안이다.
구체적으로는 ▲고용부와 지자체 협업을 통해 협력업체가 만 35~49세 노동자 신규 채용하고 임금을 최저임금의 120% 이상으로 지급할 경우 기업에 채용 장려금 월 100만원씩 12개월 씩 지급(조선업 일자리도약 장려금) ▲협력업체 신규 입직자 대상 조선업 희망공제를 확대 ▲숙련퇴직자 재취업지원금(기업·노동자 각 월 50만원·최대 6개월)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원하청의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50여일 간 파업을 벌이며 선박 진수까지 중단됐던 이유가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 때문이었던 만큼 이번 하청업체 노동환경 개선이 주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연이어 수주 목표량을 초과 달성하면서 3년치 가량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일감에 따라 업무량이 변동할 수 있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노사는 정년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과거 수주 잔고가 부족했을 때와는 달리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현재는 숙련노동자 1명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원하청 구조의 조선산업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지 조선업의 인력난 문제가 하청업체만의 문제가 아닌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조선업이 불황기를 지나면서 지금은 오히려 과거에 비해 임금이 떨어진 면도 있다"며 "결국 하청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원청인 조선사의 임금이 올라야 더 우수한 인력을 계속해서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선사들은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에 과거에 비해 우호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타 조선소로 인력 이탈이 이어지자 저연차 생산직 노동자들의 호봉을 인상하기로 했으며, 현대중공업도 최근 3년 간 기본급에 복지수당 명목으로 임금 인상 폭이 커지고 있다.
이는 결국 조선업 원하청 모두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8000명 수준이었던 생산인력이 올해는 1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4분기 부족 인력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배 늘어난 1만4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선박을 실제로 하청업체에서 건조하고 있기 때문에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긍정적"이라며 "이번 처우 개선책이 실제 현장에서 고용 효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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