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경영 능력 의구심 주는 후보도
"KT 경쟁력 위해선 미래산업 전문성 중요"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전문성과 능력보다는 정치색 우선의 인사가 선임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두고 새판이 깔린 가운데 친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KT가 발표한 34명의 후보자 중 18명의 사외 후보자에는 여(與)권과 선이 닿는 전직 국회의원 혹은 고위 관료출신들이 대거 지원했다.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박종진 IHQ 총괄사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김성태 전 의원은 현재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있고, 2021년 윤석열 국민캠프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역임 등 ICT 전문성은 인정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 경영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KT광화문지사 모습. 2021.11.02 kimkim@newspim.com |
윤진식 전 장관은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경제 고문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정부시절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이명박 정부 시절엔 초기 대통령 정책실장을 역임했고 새누리당에선 18대, 19대 국회의원도 지냈다. ICT 전문성이 떨어지고 전 세대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은 KT 임원 출신으로 여권에 맥이 아있는 후보 중 KT 사정에 가장 밝은 인물이다. 20대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냈고, 대구 출신 정치인이란 점에서 정치권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다만 KT를 떠난 지 10년 이상 지난 '올드보이'라는 점, 정치를 위해 스스로 나갔다가 다시 대표에 도전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밖에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박종진 사장 등 역시 KT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인사인지는 의문이다.
오너 없는 기업인 KT에서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되면, 계열사 50개와 5만8000명의 KT 직원을 거느리며 막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KT 수장 자리에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그룹의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정치인 출신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고 있자면 KT 사정에 얼마나 정통하고, 기업 경영에 있어 정치적 입김에 자유로울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KT는 현재 과거 망사업자를 넘어 다양한 ICT 관련 서비스를 성장동력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중이다. 이는 KT만의 문제가 아니라 SK텔레콤, LG U+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성이 떨어진, 또는 철지난 기업관 등을 가진 인사가 CEO가 될 경우 경쟁에 뒤쳐질 공산이 크다. 이번 KT CEO 선임에서 무엇보다 현재 ICT 트렌드와 KT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수를 차지해야 하는 이유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T가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민간기업"이라며 "권은희나 김성태 후보의 경우 KT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정치를 했던 사람이 민간 기업으로 오게 되면 민간기업이 관치로 흘러가는 고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