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천안사업장 반도체 생산 라인 직접 점검
시스템 반도체 강자 TSMC 잡자...기술력 향상 고민 필요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 첨단 패키지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첨단 패키지 기술력 향상이 수반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7일 AVP 잡포스팅 시작...이재용 회장, 천안 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직접 점검키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사업부는 지난 17일 사내 공지를 통해 잡포스팅(사내 채용) 공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어드밴스드 패키지(AVP)팀이다. AVP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첨단 패키지 사업 확대와 사업부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신설한 사업 조직이다.
잡포스팅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첨단 패키지 공정 쪽에서 확보해 관련 기술력을 키우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회장 역시 첨단 패키지 기술에 힘을 싣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패키지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 등을 점검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웨이퍼 라벨 패키지(WLP)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TSMC' 따라잡자..."여전히 TSMC 찾는 고객사 우세, 내부적 기술 고민 필요"
TSMC.[사진=블룸버그] |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그간 그간 후공정으로 불리며 팹리스·위탁생산(파운드리) 등 전공정에 비해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던 패키징에 집중하는 배경으로 'TSMC 견제'와 '초격차 전략'을 꼽고 있다.
김형준 차세대 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지금까진 반도체 소자를 작게 만드는 데 올인했다면 이제 10나노 밑으로 가면서 개발하는 데 돈이 많이 들고 한계가 왔다"면서 "TSMC가 첨단 패키징 쪽에서 오래전부터 기술을 갈고닦아 각종 고객사에서 TSMC를 많이 찾고 있고,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삼성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선발 주자인 대만의 TSMC는 방대한 후공정 생태계를 구축해 패키지 기술에서 삼성전자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전통적으로 메모리 쪽 회사고, TSMC는 시스템 반도체 쪽만 올인하고 있어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메모리 쪽을 놓치지 않으면서 파운드리 쪽에도 힘을 싣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며 "선언적인 의미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선보였지만 이것도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 강점을 갖긴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출발이 늦은 만큼 후공정 선도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 내부적으로 첨단 패키지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전문가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첨단 패키지 쪽에서 TSMC를 누를 만한 기술 포인트를 찾으려고 노력할 텐데, 그런 기술이 1~2년 안에 쉽게 되는 건 아닐 것"이라며 "타 기업들도 초격차 전략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10년간 노력한 TSMC 같은 선도업체가 쉽게 추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술 발전에 대해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atch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