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총무원장 "최적의 인선...당면과제 잘 살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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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새 주지에 임명된 혜일스님 |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법보종찰 해인사 새 주지에 혜일 스님이 임명됐다. 이에 따라 전 주지 현응 스님의 음행 논란으로 촉발된 '해인사 사태'는 수습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6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교육원장인 혜일 스님에게 제12교구 해인총림 해인사 주지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해인사는 교구본사 중에서도 법보종찰(法寶宗刹)로 중요한 본사이나 뜻하지 않게 최근 어려움이 있었다"며 "어려운 소임이지만 오늘 임명된 혜일 스님이 최적의 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또 "혜일스님이 교육원장 소임을 맡고 있어 종단에는 큰 손실이지만, 당면한 과제들을 잘 살펴서 다시 한번 해인사가 명망에 걸맞는 본사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혜일 스님은 "교육원장 소임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가자 증가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리를 옮기게 되어 죄송하다."면서 "최근 해인사와 관련된 일들에 대하여 원장스님과 불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력하지만 총무원장 원장 스님의 의지를 잘 받들어 해인사를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해인사 새 주지 임명은 해인총림에서 지난 15일 임회를 열어 혜일 스님을 차기 주지후보로 심의 의결한 지 하루만에 이뤄졌다.
총림은 일반 교구본사와는 주지 선출방법이 다르다. 산중총회를 통해 차기 주지 후보자를 선출하지 않는다. 총림 기구인 임회가 차기 주지후보자를 심의 의결하고, 방장이 주지 후보를 총무원에 추천 품신을 올려야 한다.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은 도견 스님을 은사로 1986년 사미계를 받았다. 제14, 15대, 17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종립학교관리위원장, 중앙종회 사무처장, 총무원 기획실장, 문화부장, 종책특보단장, 교육원장, 봉국사 주지를 역임했다.
혜일스님이 이번에 해인사 주지로 임명되기까지 물밑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해인총림은 당초 원타스님을 차기 주지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 1월 16일 임회를 열어 원타 스님을 차기 주지 후보로 추천하는 안을 심의했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은 이를 보류한 채 현응스님의 직무를 정지시킨 상태에서 해인사에 대한 특별감사에 돌입했다.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의 방장 선출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말이 총무원과 해인사 일각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해인사는 "참회가 우선"이라면서 원타스님의 주지 추천을 철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해인사 사태'의 이런 전개과정에 대해 해인사 새 주지자리를 놓고 빚어진 자승 조계종 전 총무원장 및 선각 전 해인사주지 측과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 및 현응스님 측 간의 힘겨루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땨라서 혜일스님의 이번 해인사 주지임명은 후자 측의 '승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자승스님과 선각스님이 당초에 선호한 해인사 주지 후보는 현재 해인사 국장 보직을 맡고 있는 스님인 것으로 전해진다.
혜일스님이 새 주지로 임명되자 "어부지리'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woohong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