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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을 가다] 12 역사이야기, 떼돈 버는 스토리텔링 비즈니스

기사입력 : 2023년02월15일 15:05

최종수정 : 2023년02월15일 17:19

황학루 군중, 이백보다 만강홍의 충신 악비에 줄
'전쟁의 시대' 군인 악비 조명 영화 흥행에 떼돈
'장강의 시인' 이백도 마케팅과 브랜드로 환생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사람들이 당나라 시인 이백 보다는 만강홍(满江红) 시가의 주인공인 남송의 군인 악비 전시물 앞에 빼곡히 몰려있다. 한 여행객은 초등생 아이에게 악비가 남송 때 정충보국의 장군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23년 설 연휴중인 1월 26일 후베이성 성 수도인 장강변의 도시 우한의 황학루 4층. 이날 우한 여행의 백미인 황학루에는 누각이 무너져 내릴까 적정이 될 정도로 많은 유커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안내원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은 것은 3년만에 처음이라며 2023년 1월 8일 코로나 방역 통제 전면 해제에 따른 변화상을 설명했다.

평화의 시대가 가고 전쟁의 시대가 왔음을 보여주는 것일까. 황학루 4층 전시공간에 이백이나 백거이 등 다른 시인들의 전시물도 많은데 유독 관광객들은 악비와 그의 결연한 애국 시가 '만강홍'을 소개하는 전시 코너에서 발을 뗄줄 몰랐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우한의 관광 명소 황학루가 마치 한국 관광객을 기다리는 것 같다.  과거 한중간 관광 교류 열기를 상징하듯 중국 후베이성 우한 황학루 공원의 이정표에 한글이 함께 병기돼 있다. 코로나 방역 통제가 풀리고 한중 양쪽 모두 상대국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발급을 재개함에 따라 항공편이 늘어나고 한중간 관광 교류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2023.02.15 chk@newspim.com



2023년 설 중국 영화가에도 만강홍과 악비의 신드롬이 세차게 불어닥쳤다. 악비의 애국심을 다룬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만강홍은 2월 8일 기준 40억 8200만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만강홍은 중국 방화 사상 아홉번째로 박스오피스 40억 위안대 영화에 등극했고 한국전쟁 소재 '장진호의 수문교'를 제치고 단숨에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8위로 뛰어올랐다.

중국은 전통 문화 콘텐츠도 다양하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도 대단하다. 모두에게 잊혀지고 역사책 속에 잠든 남송의 장군 악비를 끌어내 장이머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자 삽시간에 1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거금이 쏟아졌다. 영화 만강홍의 흥행에는 미중 신 냉전기 중국 사회의 애국주의 열풍도 한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사회가 아무리 영화 만강홍으로 군인 악비를 띄우고 애국 충정을 강조한다고 해도 만고에 빛나는 시문으로 중국 역사에 끼친 이백의 심원한 인문적 영향력이 쉽게 가려질 수는 없는 것 같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악비 정신을 소재로 한 영화 만강홍이 2023년 1월 설 연휴 동안 중국 영화사에 남을 흥행을 기록한 가운데 황학루 누각 4층에 남송의 충신 악비의 인물 소개 등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2023.02.15 chk@newspim.com

2023년 1월 22일 산샤 유람선 장강3호로 출발해 3박 4일 동안 돌아본 충칭과 완저우, 펑두와 펑제현의 백제성, 우산현,  이창, 그리고 씽저우(荆州, 형주)와 장링(江陵, 강릉)현, 황학루의 도시 우한 등 장강변에는 어느 도시를 가나 시인 이백의 자취가 짙게 남아있었다.

'701년생 당나라 낭만파 시인으로 패기와 호방함으로 신선의 세계를 노래함' 우한의 황학루 4층, 사람들 발길이 뜸한 한 켠에 이백의 초상화가 붙어있고 그 옆에 이백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설명문에는 이백의 시 세계가 봉건 체제를 비판했다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이백의 사상이 공산당의 지향성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여겨졌다.

'황학루에 옥저 소리 들리는데. 강성(우한) 오월에 매화가 지는구나' 이백의 이 황학루시는 우한 지역 우창 일대를 전국에 유명한 고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 이백은 장강을 내려다 보며 황학루에서 마음껏 풍류를 즐겼고 우한 홍보 대사로 후대에 길이 길이 이름을 남겼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후베이성 우한의 관광 명소 황학루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구불구불 겹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3.02.15 chk@newspim.com


황학루의 이백 전시물에는 이백이 황학루에도 수차례 올랐으며 황학루에 대해 읊은 시만해도 15수가 넘는다고 소개돼 있었다. 현존하는 이백의 시가 900수임을 감안할대 15편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라는 생각 들었다.

'황학루에서 손을 흔들어 벗에게 작별을 고하고. 춘삼월 버들가지 꽃 비단 수놓은 양주로 떠나네. 돛단배는 푸른 창공으로 쓸쓸히 자취를 감추고, 한줄기 장강만 저 먼 하늘로 빠르게 흘러가네(故人西辞黄鹤楼 烟花三月下扬州孤帆远影碧空尽 唯见长江天际流). <뉴스핌 최헌규 기자 번역>

황학루 4층 누각에는 이백이 맹호란을 떠나보내는 송별 시도 한 수 전시돼 있었다. 이백은 대략 30세 전후 무렵 자신보다 11세 많은 친구 시인 맹호란을 우한시 장강보다 하류인 동쪽 장쑤성 양주 고을로 떠나 보내면서 이 송별 시를 지었다고 한다.

1월 26일 후베이 우한시 장안(江岸)구 호텔 인근 주류 전문 판매 가게.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기다리다 무심코 가게에 들렀는데 아침에 황학루 4층 누각에서 봤던 이백의 벽화와 똑 같은 초상화 도안이 그려진 백주가 전시돼 있었다. 병에는 백주 이름이 바이윈볜(白云边)이라고 적혀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후베이성 성 수도인 우한의 한 주류 판매장에 이백의 옛 고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삼아 마케팅에서 대 히트를 거둔 후베이성의 대표적인 명주 바이윈볜 백주가 전시돼 있다.  2023년 1월 26일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2.15 chk@newspim.com

점원에게 물었더니 후베이성에서 가장 유명한 백주 브랜드로서 삼국지 관우로 유명한 씽저우(荆州) 산하 현급시인 숭즈(松滋)시에서 생산되는 술이라며 바이윈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유래를 일러줬다.

"이백은 장강 이창과 싱저우에서 배를 타고 장릉(江陵)과 동정호 일대를 여행했습니다. 바이윈볜은 씽저우 장강변 남쪽에 위치한 고을이지요. 어느날 동정호 호수가에서 호수와 월광이 만들어내는 비경에 취한 이백이 하늘로 승천하는 꿈을 노래했다고 합니다.'

이백은 '월색이 빚어내는 동정호의 경치를 외상으로, 바이윈볜에서 술을 사서 돛단배에 오르네'라고 호기롭게 노래했다. 이 시 한수로 바이위인볜 고을은 천하에 유명세를 떨쳤고 후세에 씽저우시 산하 숭즈시에서 바이윈볜 상표로 후베이성을 대표하는 백주가 만들어지게 됐다. 현대 중국 들어 이백 초상화를 붙인 백주 바이윈볜은 유명상표(驰名商标)의 법적 지위를 획득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후베이성의 씽저우시 산하 숭즈시에서는 이백이 다녀갔다는 인근 바이윈볜 지역을 브랜드로 한 백주를 생산, 판매 영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후베이성 우한의 관광 명소 황학루에 이백을 비롯한 옛 시인들을 묘사한 벽화가 전시돼 있다.  2023.02.15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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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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