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솔직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진짜 안 태우고 싶죠. 특히 취한 승객들에겐 시비 붙을까봐 착용하라고 말도 못 해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복잡한 규정으로 인한 혼선으로 택시 기사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마스크를 벗고 탑승하는 승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제지할 경우 시비로 이어질까 말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버스와 택시 앞을 지나는 모습. 2020.05.26 dlsgur9757@newspim.com |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단 택시·버스·철도·기차 등 대중교통과 의료기관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그러나 택시 기사들은 마스크를 쓰는 승객들이 손에 꼽힌다고 입을 모았다.택시 기사 김모(54) 씨는 "손님들이 아예 외출할 때부터 마스크를 안 갖고나와서 택시에 탄다"며 "그나마 갖고 다니는 분들은 부탁하면 쓰긴 하는데 만약 그 분이 확진자면 이미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았겠냐"고 토로했다.
이어 "회식 끝나고 심야 시간에 이용하는 취객들은 더하다. 10명 중 8명은 안 쓴다"며 "창문이라도 열으려고 하면 '춥다'고 항의하니까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택시 기사 이모(48) 씨도 최근 승객과 마스크 착용을 두고 빈번하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씨는 "미터기를 켤 때 '마스크 착용하라'는 안내음이 나와도 대부분 못 들으시는 것 같다"며 "착용을 권하면 취객들은 바로 흥분해서 화내버리니까 경찰서까지 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이씨는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대신 스스로 두꺼운 마스크 (kf94)를 신경써서 쓰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복잡한 실내 마스크 규정으로 인해 의무 착용 장소가 헷갈린다는 반응이다. 출근시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이모(33) 씨는 "실내 마스크가 해제됐다는 소식만 듣고 노마스크로 택시를 탔다가 당황한 경험이 있다"며 "주위에서도 다들 의무 착용 장소에 대해 한동안 헷갈려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택시 업계는 승객 마스크 착용 유도 방침에 대한 논의에 나섰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 조합 관계자는 "여럿이 이용하는 버스나 지하철과 달리 택시는 혼자 탄다고 생각하니 승객들의 마스크 착용률이 더 저조하다"며 "업계에서도 시민 캠페인 등 마스크 착용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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