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이 27일(현지시간)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와 함께 중국에 반도체 관련 장비와 기술 수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 보좌관이 워싱턴DC에서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 당국자와의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들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첨단 기술의 안전과 보안이 주요 의제"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특히 이와 관련한 미국과 네덜란드 당국의 협의가 이달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말했다.
통신은 네덜란드와 일본이 중국에 엄격한 반도체 장비및 기술 통제에 동참하는 것은 중국의 첨단 기술과 이를 활용한 군사력 발전을 늦추기 위해 엄격한 수출 통제를 발표한 바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의 외교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L 로고. 2023.01.27 nylee54@newspim.com |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 정부의 최종 합의가 곧 이뤄질 것이라면서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의 중국 수출 규제가 더 강화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미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독점 생산하는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번 합의에 따라 수출통제 범위를 일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 넓힐 전망이다.
DUV 노광장비는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의 구형 모델로, 첨단 장비는 아니지만 스마트폰과 전기차, 컴퓨터 등에 쓰이는 반도체 제조에 많이 쓰이는 장비다.
일본 정부도 니콘에 ASML과 비슷한 수출통제를 부과할 전망이다. 수출규제로 타격이 큰 업체는 도쿄일렉트론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쿄일렉트론의 대(對)중국 수출은 전체 매출에 25%를 차지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 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기술이 포함된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금지하고, 첨단 무기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는 제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와함께 주요 반도체 장비 생산 국가인 네덜란드와 일본의 동참을 요청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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