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22% "중기 회귀 생각한 적 있다"
아쉬운 정책변화 조세부담 증가 52%답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정부지원은 줄고 조세부담과 규제는 늘어 기업이 성장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증후군'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중견기업 성장촉진 전략'의 이행에 거는 업계의 기대감이 큰 이유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0년 내 중소기업을 졸업한 국내 중견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7%는 중소기업 졸업 후 지원축소와 규제강화 등 새롭게 적용받게 된 정책변화에 대해 체감하고 있거나 체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에게 '중소기업으로서 누릴 수 있는 정책 수혜를 위해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응답기업의 30.7%가 '그렇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졸업 후 체감하는 정책 변화 중 가장 아쉽고 부담스러운 변화는 조세부담 증가(51.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소기업 정책금융 축소(25.5%), 수‧위탁거래 규제 등 각종 규제 부담 증가(16%) 등을 차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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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그래프=대한상의 |
대한상의는 "국내 법인세 체계는 4단계 누진세 구조인데다가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을 두는 조세제도가 많아 중견기업이 되면 조세부담이 급격히 늘 수밖에 없다"며 "성장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게끔 인센티브 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 '피터팬증후군 극복과 성장사다리 작동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기업들이 '조세부담 증가폭 완화'(47%)를 첫손에 꼽았다. 이어 '중소기업 정책의 합리적 개편(연명·보호중심→성장·생산성 중심)(23.4%), 기업규모별 차별규제 개선(21.3%), 중소기업 졸업유예기간 확대(8.3%)를 차례로 답했다.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 1위 역시 조세부담 증가폭 완화(38.7%)로 조사됐다.
또 디지털전환·ESG·공급망재편 등의 산업트렌드 변화는 중견기업들에게 여전히 기회보다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트렌드 변화를 부담으로 인식하는 기업이 과반(56%)으로, '기회'로 생각하는 기업의 응답률(44%)을 상회했다.
법인설립부터 중소기업 졸업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5년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졸업 후 더 좋아진 점'에 대해서는 기업위상 제고(57.3%), 외부자금 조달 용이(11.7%), 우수인력 채용 용이(7.7%), 거래 협상력 제고(2%)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좋아진 점이 없다는 응답도 20%에 달했다.
'중소기업 졸업 후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어느 쪽이 큰지'에 대한 물음에는 차이 없다(48.7%)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단점이 크다는 응답이 38.7%로 '장점이 크다'(12.6%)는 답변을 웃돌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중소‧중견기업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조세 및 규제 부담의 완화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