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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내린' 직거래 이후 거래시장 급속히 냉각...시장왜곡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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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대비 수억원 낮춘 직거래 이후 실수요자, 눈높이 더 낮춰
조세회피, 편법증여 등 의심사례 많아...국토부, 고강도 조사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이후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직거래가 성행하면서 거래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는 가족, 지인 등 특수관계인 간의 비중이 높아 시세보다 저렴한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직거래가 발생한 단지의 경우 실수요자가 그 거래가격을 매수 희망가격으로 책정하다 보니 매도-매수호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직거래 자체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탈세, 시장왜곡 우려가 있는 만큼 관리·감독이 필요한 상황이다.

◆ 수억원 내린 직거래에 실수요자 '시세 급락' 인식...희망호가 더 벌어져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거래시장에서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가격에 직거래되는 사례가 늘면서 거래절벽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전용 84㎡, 16층)는 작년 12월 8억5000만원에 직거래됐다. 전달 기록한 12억1000만원보다 3억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이 주택형은 작년 12억~13억원에 거래됐으며 최고가 거래액은 14억8000만원이다. 총 4300가구 규모로 이 일대 가재울뉴타운으로 조성된 단지 중 '대장 아파트'로 꼽히고 있지만 집값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4단지(전용 109㎡, 14층)는 작년 12월 직전 거래액보다 3억7000만원 낮은 12억3000만원에 직거래됐다. 재작년 최고 20억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에 거래된 것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로 개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직거래 가격은 이런 수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시세보다 단번에 3억~4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의 특징은 직거래가 많다는 점이다. 실수요 입장에서는 특수 관계인을 통한 직거래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주고 주택을 매입하기 꺼려하고 있다. 직거래 이후 시세 하락이 더 가파른 경우도 적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시세대비 수억원 낮은 직거래가 나오면 해당 단지의 거래가 극심하게 침체된다는 게 중개업소의 분위기다.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A공인중개소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3억~4억원 빠진 직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매수호가를 책정하다 보니 거래성사가 쉽지 않다"며 "직거래 거래가 늘어날수록 매도자와 매수자간 희망가격이 더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역 주변 B공인중개소 실장도 "직거래 거래가 뜨면 중개업소에서도 가족간 거래인지, 정상거래인지 파악하고 있지만 명확한 사실은 거래 당자만이 알고 있어 현장에서 영업하기에 난처한 게 사실"이라며 "직전 실거래가보다 수억원 싸게 거래됐기 때문에 거래 직전에 이를 확인한 실수요자가 매수계획을 철회하는 경우도 상당수다"고 말했다.

◆ 국토부, 조세회피 의심 조사...시장왜곡 악영향

부동산 거래에서 반드시 중개업소를 끼고 진행해야한다는 규정은 없다. 통상적으로 중개업소는 매물의 실소유자 파악, 중개대상물 상태 확인, 가격 조정 등을 담당하고 거래 성사시 시·도 조례로 정한 요율로 중개보수를 받는다. 거래 당사자는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대신 중개업소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손해가 발생하면 보증보험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중개업소를 통한 거래가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문제는 집값 하락기에 증여세 등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가족·지인 등 특수관계인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넘기는 직거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시세보다 30% 넘게 싸게 팔지 않으면 과세당국의 감시망도 피할 수 있다. 양도소득세를 낮추기 위해 거래금액을 낮추는 사례도 상당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직거래 건수는 4445건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했다. 통계가 집계한 2021년 이후 월간 비율로는 가장 높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직거래 비율은 31.5%에 달했다. 전년동기(12.1%) 대비 세 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최저 공시가보다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매매된 매물 10건 중 6건은 직거래로 손바뀜됐다.

직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탈세 의심 사례가 늘면서 국토부가 작년 11월부터 1년간 직거래 기획조사에 들어갔다. 시세보다 과도하게 낮은 가격에 거래했다거나 다운계약서 의심 사례가 중점 대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가족, 법인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아파트를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직거래하는 이상 동향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며 "조세회피뿐 아니라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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