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집단 공시제도 종합개선책 발표
공정거래법 시행령·고시 개정안 입법·행정예고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의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기준금액이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높아진다. 이 경우 대기업집단 전체적으로 공시 부담이 약 20%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주식소유와 자금거래 현황 등은 분기에서 연 1회 공시로 전환되고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에서 임원 변동이 제외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17일부터 내달 27일까지 입법예고하고, 관련 3개 고시 개정안을 17일부터 내달 6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아래 표 참고).
◆ 경제·기업집단 규모 증가 반영…이사회 의결·공시대상 기준금액 상향
공정위 공시제도는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와 기업집단현황 공시, 비상장회사 공시 등으로 나뉜다.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와 공익법인이 특수관계인을 상대방으로 하거나 특수관계인을 위해 거래한 금액이 그 회사의 자본금 또는 자본총액 중 큰 금액의 5% 이상이거나 50억원 이상인 경우 그 내용을 공시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우리 경제와 기업집단 규모가 확대된 점을 고려해 이사회 의결·공시대상 기준금액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고, 5억원 미만의 소규모 내부거래를 이사회 의결·공시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황원철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기준금액이 100억원으로 상향되면 기업들의 공시 부담이 2021년 대비 약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5억원 미만 거래 제외까지 포함하면 25% 정도 공시 부담이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공시 건수가 약 2만건에서 1만5000건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기업집단현황 공시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가 재무현황·해외계열사 현황·계열사 변동 등 기업집단의 일반현황과 임원·이사회 현황, 주식소유현황, 특수관계인과의 거래현황 등을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분기(12개 항목) 또는 연 1회(18개 항목) 정기적으로 공시해왔으나 일부 분기 공시항목은 실제 거래빈도가 낮아 '해당없음'으로 기재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따라 주식소유·자금거래·계열사 담보제공 현황 등 8개 분기공시 항목을 연공시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물류·IT(정보기술)서비스 거래현황 중 비계열사로부터 매입한 거래금액은 공시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실적으로 산정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또 기업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한곳에 배치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별도로 표기하도록 하는 등 일부 공시양식도 바꾸기로 했다.
◆ 비상장사 임원 변동 항목 삭제…과태료 감경기간·비율 확대
마지막으로 비상장회사 공시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비상장회사의 소유지배구조, 재무구조, 경영활동 사항을 공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시 항목 가운데 '임원의 변동'은 경제력 집중이나 내부거래 감시효과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임원현황'으로 대신한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공정위는 공시의무 위반 과태료 부과기준도 변경하기로 했다. 공시 지연일수가 3일 이내인 경우 과태료를 50% 감경해왔으나 이 경우 공시를 정정할 유인이 적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감경기간을 30일까지로 늘리고, 감경비율을 세분화해 최대 75%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더 주겠다는 의미다.
또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편입된 날 이후 30일 이내 위반, 공시 지연일수가 3일 이내인 경우 등 경미한 공시의무 위반은 과태료 대신 경고로 대체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된다.
공정위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지난해 7월 공시제도 개선 초안을 마련했다. 이를 기초로 지난해 8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시제도 개선 추진 방침을 밝히고 이어 10~11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이와 같은 최종 개선안을 내놨다.
시행령은 연내 개정하고 고시 등은 올해 기업집단현황 연공시(5월 31일)부터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5월 내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기준 상향 등으로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대기업집단 감시 효과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황 국장은 "공시제도를 도입한 2000년에 비해 경제 규모는 약 3배 정도 커졌고, 기업집단들의 평균적 규모도 그 정도 수준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과거에 비해 내부거래 감시가 약화된다는 우려는 좀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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