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최대 실적 예상되는데... 주가는 '횡보'
손경식 회장 "그룹 경쟁력에 대한 시장 확신 부족"
미래경쟁력 확보 관건...'초격차' 역량 확보 과제
신사업 찾고 글로벌 진출 박차...조직개편도 단행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CJ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미래경쟁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상승 곡선을 그리는 실적과 달리 제자리걸음 중인 주가의 원인이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새해 들어 CJ 계열사들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공략 계획을 밝히는 반면 과감한 조직개편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제일제당·ENM·대한통운, 최대실적 예상, 주가는 '뚝'
지난 10일 기준 CJ그룹 상장사 9곳 중 지난해 1월(1월3일 기준) 보다 주가가 상승한 곳은 CJ프레시웨이 한 곳에 그쳤다. CJ프레시웨이 주가는 지난해 1월3일 2만9400원에서 지난 10일 3만1050원으로 5.6% 가량 올랐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계열사는 CJ바이오사이언스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월3일 4만8400원에서 지난 10일 2만9650원으로 38.7% 가량 하락했다. 이어 ▲CJ ENM(-29.5%) ▲CJ CGV(-29.3%) ▲CJ대한통운(-28.9%) ▲스튜디오드래곤(-15.6%) ▲CJ씨푸드(-13.5%) ▲CJ제일제당(-10.0%) ▲CJ㈜(-1.4%)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지난해 CJ그룹 계열사들이 실적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간 모습과는 정반대된 행보다. 증권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J ENM도 지난해 연간 매출 예상액은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CJ대한통운도 12조원이 넘는 매출로 사상 최고 매출 당성을 앞두고 있다.
이를 두고 손경식 회장은 신년사에서 "2년째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그룹 시가총액이 정체돼 있는 것은 우리 CJ그룹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CJ] |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혁신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손 회장은 "우리가 퀀텀 점프해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아니면 단순히 국내시장에 안주해 존재감 없이 쇠퇴해 가느냐는 올해 얼마만큼 초격차 역량과 최고 인재를 확보해 담대한 미래 전략을 구상하고 철저히 실행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주문했다.
◆핵심 계열사들, 신성장동력 확보 본격화
손 회장이 첫 손에 꼽은 과제는 '미래혁신성장'이다. CJ그룹은 4대 미래성장엔진으로 선정한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를 중심으로 혁신성장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발맞춰 CJ 계열사들은 일제히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지주사인 CJ㈜는 CVC로 전환한 CJ인베스트먼트를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한 5개 계열사와 'CJ이노베이션펀드'를 결성하고 유망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에 나선다. CJ인베스트먼트는 앞으로 4000억원을 신규 출자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8일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고 신(新)영토 확장을 선언했다. 한국·미국·유럽아태·일본을 중심으로 4대 본부 체제를 구축하고 미(未)진출 국가에 단계별로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캐나다,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까지 거미줄 같은 'K-푸드 영토 확장'이 목표다.
육류가 들어간 제품 수출이 어려운 호주는 현지에 만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대형 유통채널 입점을 추진하기로 했다. 태국은 생산 역량을 갖춘 베트남을 활용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해 동남아뿐 아니라 중동 등 글로벌 할랄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K-할랄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신영토 확장 계획 [사진=CJ제일제당] |
조직개편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곳도 있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새 수장으로 구창근 대표를 영입한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최근 ▲영화드라마 ▲교양예능 ▲음악콘텐츠 ▲미디어플랫폼 ▲글로벌 5개 핵심사업본부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CJ ENM 측은 "중복기능을 통합하고 핵심기능 중심으로 사업체계를 단순화해 글로벌사업 역량과 국내 플랫폼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