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서 소상공인 격려, 환호하는 시민에 인사
봉사·문화 영역에 집중했던 김 여사, 정치 영역 확대
전문가 "정치적 행보 늘어날 듯, 정책 관여는 안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를 방문해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났다. 그동안 봉사와 문화에 집중된 행보를 펼쳤던 김 여사가 정치 영역으로 활동을 넓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여사는 이날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새마을운동중앙회 대학생 봉사자들과 급식 봉사에 참여했다. 김 여사는 인근 지역 거주 어르신 120명의 식사를 챙겼고, 목도리, 덧신 등 방한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어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격려하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부산어묵과 떡, 만두, 떡볶이 등을 맛보면서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2022.06.30 photo@newspim.com |
대통령실은 이날 행사에 대해 "설 명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전통시장 장보기를 통해 최근 고물가와 경기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구 서문시장은 역대 대통령이 TK 민심을 어루만질 때 주로 방문한 상징적인 장소로 김 여사의 이날 행보는 정치적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다.
더욱이 김 여사가 대선 이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고 주로 봉사·문화 등 역대 영부인들이 수행했던 영역의 활동을 진행해왔던 것을 생각해봤을 때 이번 단독 방문은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40%대로 상승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김 여사의 행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해 정치 영역에서의 활동을 늘리려는 것으로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센터 원장은 "영부인인 외향적인 활동을 하는 이들과 내향적인 활동을 하는 이들로 나뉘는데 김 여사는 남편을 보좌하는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외향적인 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영부인이 적극적인 행보를 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라며 "외향적인 행보를 한 대표적인 영부인은 한마음봉사단 등 전국 조직을 이끈 육영수 여사와 이희호 여사 등이 있는데 때로는 국정 운영의 극히 일부를 수행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여사의 서문시장 방문에 대해 "정치적인 것이지만 역대 영부인이 보인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다만 이번 서문시장 방문을 계기로 김 여사의 행보가 더 적극성을 띌 것으로 전망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실의 여러 조사 결과 김 여사의 행보가 남편인 윤 대통령의 국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김 여사가 역대 영부인이 보였던 수준을 넘어 정책에 관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김 여사의 TK 방문을 오는 3월에 열릴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연결하는 의혹이 일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 평론가는 "이번 방문은 친윤 당 대표 만들기와 관련된 행보로 보여질 수도 있다"라며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 등에서도 김 여사는 빠지지 않는다. 이미 상당한 정치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김 여사는 이미 여러 활동을 했던 사람인데 대선 과정에서 논란 때문에 조용한 행보를 할 수밖에 없었고, 대통령 지지율도 낮은 편이어서 더욱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며 "이제 지지율을 어느 정도 회복하니 행보를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여전히 공적 관리 시스템이 작동 안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