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제도', 검토해볼만한 가치 있는 해외 사례"
"재정투입 부담 어려운 문제...치열한 논쟁 거쳐야"
"전대 출마 여부 유불리 계산에 활용은 부적절"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자신이 내놓은 '저출생 대책'에 대해 대통령실이 "정부 기조와 차이가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아직 정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도 추후 검토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할 생각임을 명확히 밝혔다"면서도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12 yooksa@newspim.com |
나 부위원장은 "지난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언급된 이른바 '헝가리 제도'는 결혼을 할 경우 신혼 부부에게 목돈을 초저리로 장기 대출해주고, 첫 아이 출생시 이자 탕감, 둘째 아이 출생시 원금의 3분의 1탕감, 셋째 아이 출생시 원금 전부 탕감을 해주는 것이 대강의 골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이 제도를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구입을 위한 담보 대출, 또는 전세자금 대출에 응용해보는 아이디어 정도를 말씀드렸다"며 "저출산 위기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고 청년들의 주택 부담이 특히나 큰 우리의 경우 실무적 차원에서 검토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해외 사례라고 생각한다. 실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약 30% 정도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라고 답한다"고 덧붙였다.
나 부위원장은 또 "어떤 정부 정책이든 완성하고 결정해나가는 과정은 결코 간단할 수 없다"며 "일자리, 주택, 난임, 보육, 교육, 노후보장 등 모든 제도가 얽혀 있고 결국은 윤대통령의 3대개혁과제 노동개혁(정년연장, 재고용, 육아기 유연근무), 교육개혁, 연금개혁 역시 그 해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즉 재정투입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더욱 치열한 논쟁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주시기 바란다"며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6일 나 부위원장이 내놓은 '대출 탕감' 저출생 대책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나 부위원장의 행보에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뒤 나 부위원장은 이날 처음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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